개만도 못한 놈, 개 팔자가 상팔자, 집 나가면 개고생,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우리 입에서 나오는 가축 중에 ‘개’처럼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 있을까? 애견인구 1천만 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 바로 개다.

개가 들어가는 한자성어 중에 ‘이전투구(泥田鬪狗)’라는 말이 있다.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볼썽사납게 싸우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주로 여의도 국회 안에서 벌어지는 정쟁을 두고 TV 뉴스 등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다.

올해 안산시의회는 과거 시의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일들이 자주일어났다. 자신이 속한 당 소속 시의원에게 상임위원장 자리를 주려고 상임위원회를 늘리려 시도한 일, 탈당과 복당, 그리고 당적을 옮기는사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9월에는 상임위원회 투표장에서 파행이 거듭돼 당선된 상임위원장이 쓴 웃음을 짓는 사태도 있었다.

안산시를 견제하고, 예산 편성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공간에서 자리다툼의 현장, 즉 이전투구양상만 보인 경우가 허다했다.

해외연수는 어떠한가? 같은 나라를 7~8회 방문한 의원도 있다고한다. 심지어는 식당만 바뀌었을 뿐 대다수 프로그램이 거의 동일해 갈 필요가 없다는 의원도 있다. 올해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안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5박7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을 다녀왔다. 공무원을 포함해 총 12명이 안산시 예산 2300만 원을 썼다.

역시 민주당 의원들도 비슷한 기간 총 12명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2100만원을 썼다.

그것도 같은 당 의원끼리 해외를 다녀온 것이다. 국외연수의 본래목적에 얼마나 부합하는 활동을 했는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있을 자리싸움이나 예산 분배를 놓고 작전을 짜는 시간이 아니었다고 부정할 수 있을까? 상대당을 흠집 내려고 모사를 꾸미거나 공격을 당했을 때 반격의 무기를 구상하지 않았을까 말이다.

시의회 내에서 투견판의 개처럼 으르렁대고, 해외로 개처럼 툭하면 돌아다니면서 얻은 소득이 무엇인가? 2018년 무술년에는 조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

내년에는 무엇보다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 6.13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안산시 유권자는 이제까지 이어오던 무관심에서 벗어나 진정 천원을 자신의 돈처럼 아껴 쓰고, 1시간을 쪼개서 쓰는 인물을 가려내야한다. 타 후보를 비방하면서 자리를 탐내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도덕심을 내던지는 자질 불량의 인물들을 혜안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최근에 한 TV에서 개와 관련된 다큐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그 진돗개는 자신의 주인이 병원에 가자 입구에서 치료를 다하고 나올 때까지 꿈쩍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 주인은 그런 진돗개가 기특해 항상 병원에서 나오면 사랑을 베풀었다. 자신에 대한 충성심이 갸륵하고 고마웠기 때문이다.

2018년 무술년, 안산시민들은 이처럼 지역민들에게 충성하면서 자신의 이익과 자리를 위해 이전투구 하지 않는 ‘충견’을 뽑길 기원한다.

과연 그러한 충견이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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