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산시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이는 도시재생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지역공동체 회복을 통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도시 경쟁력 향상을 염두에 둔 조치다. 안산스마트허브의 배후 도시로 조성된 안산시는 최근 건축물 대부분이 3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로 인한 도시 쇠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신도시를 제외한 구도심권 집단건축물 대부분이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인근 화성시의 송산그린시티와 남양뉴타운 및 시흥시의 배곶신도시 건설로 인해 안산시 인구의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안산재건축 물량의 분양가와 인근 도시 아파트 분양가의 현저한 차이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인근 도시의 신도시 분양 모델 하우스가 안산 도심에 몰려있거나 분양 안내 플래카드가 안산 도심을 점령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러한 분양업체의 홍보 전략과 이에 따른 인구 유출은 경제 논리상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시점에서 안산시가 도시재생사업을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고 조례를 제정한 일은 잘한 일이다. 또한 관치 주도에서 민간 협치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재건축 지역 주민들과 기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모임을 여러 번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도시재생 정책 방향이 너무 추상적이다. “사람 중심, 시민이 행복한 경쟁력 있는 도시 공간 창조” 라니 이건 시장 공약 구호가 아닌가? 도시재생사업에 걸맞은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도시재생사업은 재개발, 재건축과는 달리 주민들과 상인들이 참여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들이 참여해 지역색을 살리고 무분별하고 획일적인 발전보다 좀 더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도시를 만드는 개념이다.

도시재생의 개념을 살펴보면 신도시 위주의 도시 확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서 쇠퇴한 도시를 경제적, 사회적, 물리적으로 새롭게 부흥시키는 도시 사업이다. 쇠퇴한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방법에는 도로, 공원 등 도시 기반을 정비하는 사업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최근 41개 도시재생정비 촉진 지구가 지정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종로구, 중구, 대전 공구 대전역세권 등이 시범 지구로 선정되어 있다.

21세기 도시재생사업의 중심은 뭐니 뭐니 해도 스마트 그린시티로 이는 세 가지 기본 개념 즉 스마트 시티(Green City), 그린시티(Smart Green City),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로 얘기할 수 있다. 그린시티란 자연 파괴를 최소한으로 줄여 인간이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조성한 도시다. 스마트 그리드란 기존 전력망에 정보기술을 접목하여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여 신재생에너지의 활용도를 증대시켜 환경문제를 개선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그린 시티란 스마트 시티와 그린시티, 스마트 그리드가 융합된 보다 미래적인 도시의 형태를 말한다.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생태기술이 융복합 돼 쾌적한 환경을 갖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조성에 힘쓰고 있는 스마트 그린시티의 방향은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통한 ▲에너지 자족도시, 도시의 전력망을 컴퓨터와 센서 인터넷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에너지효율 극대화 도시, 전기 자동차, 경전철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녹색 교통도시, 도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재활용이 힘든 폐기물은 소각을 통한 열 회수, 퇴비화 등 폐기물을 최소화시키는 ▲자원 순환형 도시를 비롯해 방범, 행정, 안전, 교통 등 유비쿼터스 서비스와 시설물, 환경 에너지 관련 정보가 도시 운영 센터에 의해 모니터링 되며 지속적인 도시 발전을 위한 분석과 발전이 모색되는 스스로 판단하고 발전하는 도시의 개념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안산의 도시재생 정책 방향이 “사람 중심, 시민이 행복한 경쟁력 있는 도시 공간 창조”라는 것은 너무 고민 없이 만든 구호가 아닌가 싶다. 모두가 알다시피 안산시의 경우는 도시재생사업 측면보다는 재건축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맞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도시재생사업의 의미를 굳이 가미한다면 보다 구체적인 정책 구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재건축으로 인해 떠나야하는 원거주자들을 위한 고민 혹은 그 지역만의 특색을 살린 도시 구상 같은 것이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고민이 없는 재건축 혹은 도시재생사업이라면 높은 분양가와 새로운 이주지를 구하지 못한 서민들의 인근 도시로의 유출은 앞으로도 더욱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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