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 장 표 상록을 위원장

지난해 4월13일 제20대 총선 당시 안산지역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지역은 단연코 상록을 지역이었다. 당시 상록을(성포동, 월피동, 일동, 이동, 부곡동, 안산동) 지역의 후보는 김철민 전 안산시장, 홍장표 전 국회의원, 김영환 전 국회의원 등 3강 구도였다.

당시 안철수 바람이 거세게 부는 상황에서 김영환 후보(당시 국회의원)는 전 과기부장관 및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을 지낸 지역 정치거물로 분류,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었다. 김철민 전 안산시장은 호남세의 기존 지지층에 지자체장을 역임하면서 얻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막강한 조직까지 더해지면서 당선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는 후보 군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타이틀로 선거에 뛰어든 홍장표 현 당협위원장은 바로 이 점이 호재였다. 두 거물 후보가 팽팽한 구도를 보이면서 약간의 어부지리 승리를 점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 후보군이 호남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다면 홍 후보는 당시 유일하게 보수층을 등에 업은 인물이었다. 이처럼 세 후보 모두 당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뚜껑이 열렸다.

결과는 김철민 전 안산시장의 승리였다. 사전 투표 일정이 국민의당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전에 실시된 것이 큰 변수로 작용했다. 개표가 마무리되자 당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이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한 보수층 시민들이었다. 불과 득표율에서 2%도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당시 3위라는 성적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하지만 그것이 냉정한 선거판이었다.

홍 위원장도 그러한 패배를 겪으면서 또 한 번 성장통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후 2017년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상록을 지역도 예외 없이 보수층이 집을 나간 상태다. 최근 바른정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대거 돌아왔다. 무너진 보수의 성벽을 다시 구축하기 시작했다. 홍 위원장도 오뚝이처럼 일어서기 위해 다시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과거의 패배를 교훈 삼아 보수 재건을 꿈꾸고 있는 홍장표 위원장.

10일 홍 위원장을 만나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특단의 대책과 공천 원칙 등에 대해 들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보수진영의 위기는 여전하다.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으로서 최근 정치권의 변화, 어떻게 보고 있는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모두 보수층 후보의 사랑을 먹고 사는 정당이다. 현재 박근혜 전 태통령의 탈당과 맞물려 보수층 지도자들은 피를 흘리는 것을 감수하면서 보수층을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

잘 알다시피 내년 6월13일 지방선거가 있다. 현 구도로는 참패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렇게 되면 선거판에서 3연패로 이어지는 셈이다. 나눠 먹기식 구도로는 승산이 없다.

이에 이번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에 이은 입당을 보수 단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과거의 잘못을 뼈저리게 인정하고 기존 자유한국당의 장점을 계승한다면 승리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 택시운전사처럼 동네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홍장표의 히든카드다

 

▶반기문 총장의 정계 입문 후 홍장표 위원장도 박순자, 이화수 위원장에 이어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기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친박 이미지로 국회의원까지 당선된 경험이 있는 정치인으로서 반기문 효과는 거부하기 힘든 에너지 그 자체였다. 반기문 효과가 급브레이크에 걸리면서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 지역 당원들이 상당 수 강력히 반대했고, 보수 친박으로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이력도 둥지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멈추게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판단을 잘 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3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시의원에 당선된 후 약 27년 간 정치활동에 몸담고 있다.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언제인가?

 

지역에서 홍장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도시공학 전문가라는 그림이다. 그런 이유로 공직사회 업무의 오류에 대해 지적과 대안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는 정치인이 바로 홍장표다. 과거 도시가스시설 분담금과 관련해 연립입주민에 이중부과를 하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를 파헤쳐 입주민들에게 환불을 받아줬다.

본오동 신안아파트 지하 주차장 층고문제를 밝혀내 건축민원을 현장에서 해결한 것도 생생히 기억난다. 당시 100억 이상을 환수 받아내는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주민들은 당시 전문성이 없어 시간이 가면 그대로 묻히는 사실이었다. 이처럼 정치를 하면서 시민들이 받는 불합리한 현장을 찾아 이익을 돌려줄 때, 지역주민들이 알 권리를 되찾아 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20대 총선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당선 가능성도 상당히 높았던 선거였기에 패배의 원인도 심도 있게 분석했으리라 판단된다. 어떤 점이 부족했나?

 

7번의 선거를 치르면서 가장 열심히 뛰었다고 자부한다. 치열한 선거전이었다. 그런데 열심히 뛰던 그 시점에 중앙당에서 옥쇄파동 사태가 튀어나왔다. 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옥쇄파동에 대한 주민반감이 상당했다. 총선 전 안철수 바람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또 한 가지는 대진표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 16강 진출여부에 있어 운이 어느 정도 작용한다. 핑계 같지만 김철민, 김영환 모두 안산지역에서는 내로라하는 정치 거물이다. 일정 부분 대진운도 없었다고 본다.

지난 총선 패배 전까지 ‘선거에서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었었다. 하지만 큰 복병을 만나면서 패배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었다. 당시 지지했던 분들이나 지지하지 않았던 모든 유권자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

 

■ ‘친박’이라는 말 절대 부끄럽지 않다 함께 힘든 짐을 나눠 짊어지고 정진하겠다

 

▶안산지역 정치인으로서 민선 6기 안산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환경적 측면에서는 좋게 보고 있다. 학자와 박사 출신인 안산시장이기에 그 쪽 분야 시정은 비교적 잘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지나치게 대부도에 편향된 예산 사용은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도 인구나 본오 아파트 인구나 비슷하다. 하지만 예산은 대부도에 집중되고 있다. 25개 동 전체에 안산시 예산이 고루 배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공직사회를 지나치게 자율에 맡기면서 장악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 두 가지 측면을 아쉽게 보고 있다.

 

▶까다로운 질문이다. 현재 6.13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지역구에서 자유한국당 이민근 시의장도 시장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어찌되었든 관계 정리가 필요해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총선에서 당선됐다면 이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됐다. 이민근 의장은 중학교 후배이자 오랜 시절 상록을 지역에서 봉사한 훌륭한 시의원이다. 나의 선거 때도 물심양면 최선을 다해 도운 것을 잘 알고 있다.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현재 안산시의회에서 시의장 직을 수행 중인 이민근 의장은 의정활동도 높게 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모든 선거는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 인물론으로만 대처할 수 없는 큰 선택의 장이다. “누가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 이 문제가 가장 중요한 핵심 포인트다.

앞으로 많은 대화를 통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겠다.

 

▶정치인 홍장표의 히든카드는 무엇인가? 차별성을 꼽는다면.

 

나는 택시운전사와 같이 안산시 구석구석을 훤히 잘 알고 있다. 무슨 동의 주민들이 어떤 이유로 불만이 있는지, 어떤 지역에 어떤 시설이 필요한 지 동네 곳곳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큰 장점이다.

나아가 도시공학, 건축 등 전문성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시·도의원, 국회의원 당선 경험을 갖고 있다. 때문에 시민이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시장이 될 자신이 있다.

쓰레기, 주차, 수도, 교통 등 생활민원에 관련된 불만을 가장 빨리 해결해 줄 전문성 갖고 있다는 것이 타 후보군과 비교되는 차별성이다.

 

▶상록을 당협위원장으로서 공천의 원칙이자 기준이 궁금하다. 현재 이 지역에서 약 9명이 시의원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공천을 받으려면 어떤 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나?

 

제일 먼저 조례와 법을 다루려면 문서 작성 능력이 있어야 한다. 국회의 공문을 보내고 답변을 받아 안산시에 적용하는 과정을 능수능란하게 하려면 자신의 입장을 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현재 안산지역 정치인들은 이런 능력이 부족하다. 칼럼, 기고, 유권해석 등 머릿 속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두 번째는 의협심, 즉 당에 대한 충성도다. 어느 지역 정치인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자유한국당 소속이란 사실을 현재 상황이야 어떻든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세 번째는 창업주 정신의 함양 여부다. 소모임이나 어떠한 조직을 이끌어 나가려면 리더십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단체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정체되기 십상이다. 이외 지역 안배와 여성참여, 그리고 젊은 층으로릐 세대 교체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천을 고려할 방침이다.

 

홍장표 당협위원장(1959년생)은 안산(신길동)에서 태어나 군자초등학교와 군자중학교를 졸업한 대표적인 안산 출신 정치인이다. 안산 상록을 지역에서만 제1·2·3대 안산시의원과 제6대 경기도의원을 지낸바 있고,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친박’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친박’이라는 말이 “절대 부끄럽지 않다”면서 “의리를 지키고 싶고, 함께 힘든 짐을 나눠 짊어지고 앞으로 정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다 음식을 좋아하고, 오승근의 ‘있을때 잘해’가 18번인 안산정치인. 이해타산적인 정치를 싫어하고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담긴 삶의 철학을 정치에 녹아내리고 싶다는 홍장표 위원장이 내년 상록을 지역에서 보수 재건을 할 수 있을 지, 보수지지층 온도계의 눈금을 얼마나 올릴지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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