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 현 대변인 수요초대석

“정치는 나의 천직, 그래서 정치할 때 가장 행복하다”

2017년 5월부터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대변인은 강릉이 고향인 한 여성이 맡고 있다.

여고 시절 늘 총무를 맡았던 그녀는 강릉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신사임당의 출생지인 강릉답게 약 30여 년 전임에도 입시위주 교육의 테두리를 벗어나 악기와 특활교육을 제대로 받았다고 한다. 참교육을 실천한 그곳은 바로 강릉여고다.

강릉은 과거 보수지역에 속했다. 그래서 바른 소리를 하는 이들은 눈총을 받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그런 지역에서 바른 소리를 곧잘 하는 소녀가 있었고, 그녀가 바로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 현 전 국회의원(제19대, 비례대표)이다.

1965년생인 김 현 대변인은 현재 안산시 선부동에 거주 중이다.

김 현 전 국회의원은 2015년 12월 더민주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직과 올해 5월 당 대변인에 임명되는 등 당내 입지를 강건히 굳히고 있다. 그런 김 대변인을 지난달 29일 휴일, 고잔동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만났다.

향후 정치활동 계획과 정치관에 대해 들어보기 위함이었다.

첫 인상은 다소 강했지만 막상 대화가 시작되자 가수 이선희를 좋아한다면서 컬러링 이야기를 늘어놓는 평범한 여성이었다. 하지만 몇 분 후 정치분야 질문이 시작되자 또다시 바른 소리를 쏟아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전 선대위 대변인, 박원순 서울시장 선대위 부대변인 등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대변인과 부대변인 등 홍보 분야에 주로 발탁되고 있다. 특별히 당에서 이러한 직책을 맡기는 이유가 있는가?

평소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는 삶의 철학이 있는데 주변에서 이러한 성향을 반영한 듯하다. 과거 보수정권 때 언론장악이나 언론탄압이 난무하던 시절을 지나 참여정부 때 운 좋게 공보 분야에 입문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보 파트의 직책은 형평성과 중립성,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돌발상황이 많아 분·초를 다투는 꼼꼼한 시간 배정과 유연성이 성패를 좌우할 때가 많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여성이라는 것이 장점인 듯싶다. 아마도 당에서 나의 꼼꼼함과 치밀함을 좋게 평가한 것 같다.

대변인 브리핑 모습.

▶정치에 몸을 담게 된 계기와 정치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대학교 4학년 때 6월 항쟁(1987년)이 있었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무렵 총학생회 활동을 했다. 그 해 겨울에 대선도 있었다.

1988년 2월에 평화민주당에 학생대표로 98명과 함께 입당을 한 것이 첫 정치 입문의 순간이다. 젊은 혈기에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노동계, 문화계, 집권당이 바뀌지 않을 것 같았다. 군부독재를 깨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학생운동을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1980년 대 후반 정권교체까지 갔어야 6월 항쟁의 효과가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때 느꼈다.

국민과 민족을 위하는 올바른 사람이 정치를 해야겠다고.

그 마음이 바로 정치에 몸담고 정치를 하는 이유다.

▶최근 야당 다수가 합당 논의가 이어지다 정책연대 등 다른 출구를 찾고 있다. 당 대변인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치는 가치와 이념이 어느 정도 같아야 손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권을 보면 이념과 가치의 노선이 다른 집단이 무조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부적절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참으로 국민들에게 창피한 정치권의 행동이다. 이합집산(離合集散)이라 보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행동들은 안철수 대표의 정치 프레임 변화에 대한 절박감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11월 내 결과치가 나오겠지만 국민적 반향을 일으킬 순 없을 것이다. 결과는 1+1이 2가 아니라 그저 1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적 신념을 같이 하며 손을 맞잡은 모습.

▶안산 지역에 거주하면서 느끼는 안산의 장점과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 사안을 꼽자면

안산시 안에서 돋보기를 들면 불편함이 참 없는 도시다. 교통 문화 교육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하다. 하지만 서울과의 연계를 논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직 전철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부간선도로 등 서울로 출·퇴근 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불편함이 큰 것 같다. 그리고 반월·시화 산단 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개선해야 할 사안을 꼽자면 세월호 사태로 인해 아직 민민갈등의 요소가 잔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는 안산을 측은하게 보는 측면이 있다. 정작 안산시는 그렇지 않은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아픔을 치유하는데 상당히 더딘 나라다.

상대적 비교는 어렵지만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그랬다. 안산시도 문재인 정부와 함께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조속히 상처가 아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016년 단원갑 지역(백운동, 원곡동, 선부동, 신길동, 와동)에서 현 지역위원장에게 패배한 경험이 있다.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당시 게임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전반적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의미있는 득표를 기록했다. 선전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애당초 출발선이 다른 경쟁이었다. 조직 동원 방식의 경선이었지만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고, 첫 도전이라는 나름대로의 의미도 있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낸 당원, 퇴근 후 투표했다면서 위로의 연락도 많이 왔었다. 당시 지지해줬던 당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이미 여성으로서 이미 초선을 경험했다.

다음 번에 기회를 준다면 재선이자 여성의원으로서 간사 또는 특별위원장도 맡을 수 있다. 그렇게 되는 것이 나를 지지했던 당원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함께한 모습

▶현재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는 투표 당일에 뽑힌 대통령이었다. 지금의 대통령은 현재 23번의 촛불을 통해 대통령이 탄생했다. 마이 프레지던트 바로 ‘나의 대통령’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은 말로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반면에 문 대통령은 독일 광부, 6.25참전용사, 세월호 기간제 교사 처우 대처,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 곳곳의 문제를 굉장히 세련되게 풀어나가고 있다.

생각보다 잘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전에 국민이 갖고 있었던 우수성을 촛불집회와 당선으로 증명해낸 인물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일궈낸 국민이 대통령과 내가 한 동일 선상에 있다고 국민들이 느끼는 게 가장 큰 요인인 듯싶다.

▶2018년 지방선거 출마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출마하지 않는다. 지방정부 역할 잘 할 수 있는 분이 지역 내 있으리라고 믿고 있다. 그런 분들이 기회를 갖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워낙 중앙정치를 많이 했다. 그렇게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다. 내년이면 정당정치를 행한 지 30년째다. 특히 당직자 출신 여성정치인들이 상당히 부각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노선과도 일치한다.

향후 재선 국회의원이 돼서 내가 잘할 수 있는 홍보분야, 문화분야 등에서 활약하고 싶다.

▶인간 김 현의 꿈은 무엇인가? 아울러 감명 깊게 읽은 책과 영화를 한 편 꼽아달라.

나는 정치하는 게 행복하다. 정치하는 삶이 행복하다. 정치를 하지 않으면 불행할 것 같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일로 누군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에게 있어 정치는 천직이다. 그렇기에 정치를 하는 게 꿈일 수도 있다. 먼 훗 날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후배를 양성하는 일에 몸담는 것도 생각 중이다.

영화를 3번을 본 작품이 있다. 바로 ‘레미제라블’인데 2012년 대선 패배 후라서 더욱 깊은 감명을 받기도 했다. 책을 꼽자면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란 책(저자 잉게 숄)이다. 그 책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리더와 일반인의 차이는 오직 먼저 행동한다는 점이고 이것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그래도 태양은 빛난다. 당신은 용기가 있나요?’

아직도 이 글귀가 가슴을 뛰게 만든다.

김 현 대변인은 대화 끝에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정리될 때 가수 이선희 씨를 꼭 초청해 ‘인연’이란 노래를 청할 것이라고 했다. ‘인연’은 세월호 침몰사고와 인연이 깊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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