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단원갑 김석훈 조직위원장

‘한 번 실수는 병가의 상사’라는 속담이 있다.

전쟁을 하다 보면 한 번의 실수는 늘 있는 일이라는 뜻으로, 일에는 실수나 실패가 있을 수 있다는 말. 하지만 실수가 아닌 실패를 계속 경험하다 보면 처음에는 증오와 좌절이 마음에 싹튼다.

그런 마음을 인내와 도전으로 삭히고 삭히면 그 실패는 교훈이 되어서 돌아온다.

안산시 단원갑 바른정당 김석훈 조직위원장은 그 실패 덕에 인상이 후덕해졌다. 과거에 조급하던 마음은 온데 간 데 없다. 최종 공천장은 손에 쥐지 못했지만 지금은 눈빛에 도전장이 가득하다. 그 눈빛은 이번에 죽기 살기를 각오했다고 말을 전한다.

‘꿈의 대화’란 노래와 친구 박경남을 좋아하고, 걷기와 야채를 즐겨 먹는 인간 김석훈을 20일 만나 그의 정치관과 안산시장 도전기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안산행복포럼을 이끌고 있다.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가

 

2016년 11월, 당시 ‘포럼, 안전안산’이란 이름으로 안전에 중점을 둔 단체를 탄생시켰다. 세월호 사태 이후 ,특히 단원갑 지역에는 세월호 피해학교인 ‘단원고’가 위치해 있다. 당시 어른으로서 마음 한 구석에 슬픔이 자리잡았다. 그 슬픔이 모티브가 돼서 포럼을 출범시켰는데 이후 ‘안전’과 ‘교육’에 중점을 두고 단체를 이끌어 나갔다.

현재는 ‘안산행복포럼’으로 부르면서 지역민과 스킨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약 40회 이상 시민들을 만나 현장에서 소통하고 그들의 마음을 들으며 무엇이 안산시의 문제이고, 무엇이 우리 이웃들의 미소를 빼앗아 가는지 듣고 있다.

삼겹살을 직접 구워 입에 넣어 드리면서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고, 유튜브 ‘김석훈의 안산사랑’ 등 SNS를 통해 활동과 소식을 시민들께 전하고 있다.

 

▶과거 시의장을 역임한 후 시장과 국회의원직에 3차례 도전했지만 손에 최종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였고, 앞으로 어떠한 변화와 쇄신으로 목적을 이룰 셈인가

 

과거 3차례 실패를 경험하면서 아픔이 무엇이고, 좌절이 어떤 것인지 몸과 마음으로 깨달았다. 사람의 가슴을 보지 않고 입만 믿었다. 그것이 실패의 원인인 것 같다. 나 개인만 신의를 지킨다고 알아주는 세상이 아니었다. 그게 정치판이었고, 참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시간이 흐르자 흉터가 남았고, 지금은 그 흉터가 다른 우를 범하지 않게 하는 책이 되어가고 있다.

겸손을 알게 됐고 지금은 모든 사실을 받아들인 지 오래다. 많이 반성하고 있고, 그 반성을 토대로 문제점과 개선점을 도출하고 있다. 끊임없는 공부와 기획, 그리고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선거승리 공식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안산시장을 꿈꾸고 있다. 만약 시장에 당선된다면 안산시를 어떻게 변화시킬 계획인가

 

안산시는 벌써 침체기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10여 년 전 재정자립도가 전국 상위권이던 시절은 추억이 된 지 오래다. 바로 ‘미래성장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안산시는 관광인프라를 구축함에 있어 천혜의 이점을 가진 도시다. 서울과 인천 외 경기권이 모두 1시간 거리에 있다. 중국을 포함하면 약 3천만 명이 가시권이다.

안산, 시흥, 화성의 관광 장점을 바탕으로 이미 즐길 수 있는 승마, 요트를 넘어 경비행기, 열기구, 낚시 등 모든 즐길거리 요소를 활용해 체류형 관광으로 엮어 대부도 관광특구를 조성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안산시 미래성장동력이다.

더불어 농촌진흥청 소유 토지 600만 평에 대기업을 유치하면, 대부도는 미니 신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자연스레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고, 4차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도 성공할 수 있다.

대부도 인구 10만 명이 꿈이 아닌 것이다.

 

▶민선 6기가 3년이 훌쩍 지났다. 아쉬운 점을 꼽아달라

 

환경에 중점을 두는 다양한 시책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청년과 노인들이 꿈꿀 수 있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환경에만 집중하지 말고 문화와 시민 행복에도 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방아머리에서 대우7차 아파트 앞까지 배를 띄우는 데 만족하지 말고 시화호 영종도와 연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안산에는 백화점다운 쇼핑처가 없다. 외지 관광객도 시내로 유입되지 않고 소득 수준도 크게 나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도 좋지만 그러한 관련 시책이 안산 시내에 낙수효과로 이어지지 않는 게 아쉽다.

 

▶바른정당 단원갑 조직위원장이란 자리를 맡으며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합당 같은 변수에도 대처해야 한다. 어떠한 정치를 펼쳐 나갈 것인가

 

일단 합당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을 열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당원들의 입장과 나 개인의 거취, 지역구와 선거 프레임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현 시점에선 합당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

나는 정치의 최종 목적을 당선이라고 100%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이웃이 넘어질 때 다가가서 일으켜주고 내 이웃의 한숨 질 때 푸념을 그저 들어주고 싶다.

특히 너무 힘들어 눈물을 흘릴 때는 손수건이 되어 주는 게 나의 정치 이념이다.

시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손수건 정치’를 펼쳐 나갈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린다.

 

 

▶정치를 함에 있어 가장 회의가 드는 때는 언제인가

 

현재 한국정치의 가장 큰 맹점은 선거제도에 있다. 대통령제나 소선거구 국회의원 선출 제도로는 제대로 된 소신 정치를 펼칠 수 없다. 2등이 없는 승자 독식제도이기 때문이다. 이에 헌법 개정을 통해 개헌이 우선돼야 한다.

국회의원 선거제도도 중·대 선거구제로 전환해야 유권자들의 실제 선택을 국정에 반영할 수 있다. 현재 방식은 1등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후보를 헐뜯고 선거 후에도 앙금이 남아 상호 지지자들 간에 갈등과 반대가 끊이지 않는다.

선거 후에 인간적으로 친했던 지지자들과 후보들이 서로를 원수처럼 생각하는 지금의 작패가 가장 정치를 한 게 후회스러울 때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과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젊은 시절 한국중공업에서 근무할 때다. 당시 ‘사까이상’이라는 일본인이 그곳에 있었다. 비바람이 몰아쳐 그냥 사인만 해도 되는 상황인데도 현장에 직접 올라가 점검사항을 일일이 체크했다. 그 광경을 보고 일본이 괜히 잘사는 나라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에 꽂혔다. 이후 나도 사업을 영위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자기 책임을 다하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

슬하에 아들 김원영 군과 곁에 아내인 오영일 씨를 두고 있다.

아내의 내조 덕분에 의장을 역임할 수 있었다. 이후 선거를 몇 차례 치르면서 아내의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다.

죄스런 마음뿐이다. 몇 년 후 선거판을 떠난 뒤부터라도 집사람을 위해 살고 싶다.

끝으로 보잘 것 없는 인간 김석훈에게 팬클럽까지 선물해준 친구 같은 분들에게 꼭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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