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 석 안산시 산악협회장

산(山)과 정치(政治)의 공통점은 상당히 많다. 정복하기 힘들다는 점, 일단 정복하면 큰 깨달음이 있다는 점, 그 앞에서는 한 없이 작게 느껴진다는 점 등등.

안산시에서 산과 정치, 이 두 분야를 품은 인물이 있다.

산과 관련해서는 안산시 산악협회 회장, 정치와 관련해서는 자유한국당 안산시 상록구(갑) 수석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보석 씨(1955년생, 1986년 안산이주)가 그 주인공이다.

가을, 산에 오르기 좋은 계절이자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유권자들에게 더 다가가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 이에 반월신문은 고향이 강원도 강릉인 이보석 회장을 22일 만나 안산시 산악협회 회장을 수행하면서의 계획과 상록갑 수석 부위원장으로서의 포부 등에 대해 들었다.

 

▶‘안산시 산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단체 소개를 해달라

 

체육진흥법에 따라 생활체육회가 체육회가 통합되면서 과거 크라이밍 연합회와 등산연합회가 서로 합쳐 ‘안산시 산악협회’로 새롭게 태어났다. 현재는 안산시체육회 소속이다.

기본 조직은 크라이밍 단체(약 400명), 일반 산행단체(800~1000명), 전문 산행단체(50명)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2년 건전한 생활체육 활성화와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안산시 등산연합회’가 출범했다. 초대 이치목 회장을 시작으로 제7대 회장을 내가 맡았고, 올해 안산시 산악협회 출범 후 초대회장을 맡고 있다. 임기는 4년이다.

 

▶과거 산악회는 안산시에 2~3개 정도였다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수십 개의 산악회가 함께 결성됐다. 과거와 현재의 산악활동의 차이점을 들자면

 

안산시가 태동한 후 지역에는 안산산악회나 민주산악회 정도밖에 없었다. 버스 차량이 7~10대 정도 동원해야 산악인들을 소화할 정도였다. 사실 그 당시에는 이웃 주민들끼리 나들이를 가는 정도의 목적에 그쳤지만 현재는 백두대간 종주 등 매우 세분화되고 있다.

장비도 매우 현대화 되고, 스토리가 있는 테마도 산행에 도입되고 있는 추세다.

 

▶안산시 산악협회 회장이기 전에 산악인이다. 등산의 매력을 무엇인가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풀과 나무, 졸졸 흐르는 계곡물이 내는 고유의 소리가 있다. 심지어는 산에서 나는 냄새가 때로는 소리로 느껴질 때도 있다. 산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은 몸과 마음이 저절로 깨끗해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정치를 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심신이 지치고, 힘들게 변한다. 가끔은 내가 아닌 괴물로 변하기도 한다. 그런데 산에 오르면 어린이처럼 순해지고, 모두를 용서하게 된다.

적은 비용으로 전국을 누비는 것은 그저 덤이다.

 

▶안산지역의 등반 인프라의 장점과 아쉬운 점을 꼽자면

 

수암봉과 대부해솔길은 안산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큰 복이다. 특히 수암봉의 경우에는 접근성이 좋고 산도 낮아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산이 있음으로 해서 건강은 물론 가정의 행복도도 더불어 올라간다.

특히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 대부해솔길을 한 번 방문해보길 권한다. 그곳에서 맞이하는 석양은 살아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애인과도 같다.

이외 노적봉 인근에 위치한 가사미산과 사동의 감골산 등은 가볍게 걷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반면 안산지역에는 3시간 이상 높은 산이 별로 없어 등산계 고수들은 멀리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른 교육보다 산행안전교육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가

 

산행을 하다보면 안전사고나 질병사고를 종종 목격하거나 뉴스로 접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 시 일반 등산객의 경우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은 전무하다. 건강해지려고 오른 산에서 오히려 불행을 겪게 되는 것이다.

수영의 경우 누구나 의무적으로 준비운동을 시킨다. 하지만 등산의 경우 자기편의적으로 오르거나 쉬게 된다. 이에 안산시 산악협회는 시범사업으로 우선 심폐소생술 교육을 펼치고 있다. 이미 얼마 전 대부도 행사 때 교육을 실시했었다.

올바른 산행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2001년 송죽산악회를 출범시킨 장본인으로 알고 있다. 산악인 이보석에게 ‘산’이란 무엇인가

 

나에게 산이란 자연의 힘을 알려주는 큰 스승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얼마나 자연 앞에서 먼지 같은 존재인지, 서로를 증오하고 폄하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행동인지를 알려주는 스승이 바로 ‘산’이다.

산마다 각 개성이 있고 색깔이 다른데 마치 각 과목 선생님 같을 때가 있다.

산은 내 삶의 스승이다.

 

▶산악인 이보석보다 정치인 이보석을 기억하는 이도 적지 않다. 정치인 이보석에게 정치철학이 있다면

 

사실 난 시·도 의원은 정치인으로 보지 않는다.

시·도 의원은 자기만의 능력과 경험을 지역사회에 대가 없이 내어 놓는 사람들이지 출세를 위해 행동을 해선 안 되는 이들이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나도 정치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전문분야인 건설이나 도시계획분야에 재능을 지역사회에 그저 전수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란 지역에 재능을 대가 없이 주는 것이다.

 

 

▶현재 자유한국당 상록구(갑) 수석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통적으로 상록갑은 보수정치를 펼치기 위한 선거지역구 분석에서 늘 열세에 놓여 있는 곳이다. 어려운 점은 없는가

 

자유민주주의 근본 정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소수의견, 반대의견까지 아우르는 자세다. 누구나 쉬운 쪽을 선택하는 것은 쉽다. 특히 상록지역은 내가 상록지구당 시절 정치를 처음 시작했던 지역이다. 더 애정이 깃든 곳이라 할 수 있다.

꾸준히 내 색깔을 내고 묵묵히 한발씩 나아가면 유권자(시민)도 언젠가 알아줄 것이다.

 

 

▶2008년 6.4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적이 있다. 당시 후보자는 통합민주당 고영인과 한나라당 송길선 후보였는데 에피소드나 기억나는 일이 있는가

 

지금은 웃음이 나지만 당시에는 인생의 가장 큰 쓴 맛을 본 것 같다.

당의 공헌도나 헌신도 평가가 제대로 공천에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다. 당시 자전거를 타고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지역구를 누볐던 기억이 있다. 비록 무소속이었지만 8.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그 지역에 자부심이 있고, 나를 지지해준 지지자들에 대한 감사함이 크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받은 은혜에 대해 하나하나 보답 드리고 싶다.

 

 

▶산악인 이보석과 정치인 이보석의 향후 활동계획은 무엇인가

 

먼저 2018년에 산악학교를 개설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개설 후 각종 기본 산악교육 시스템을 지역에 뿌리내리고 싶다. 해외원정대를 꾸려 전세계 이름난 산에 원정대를 파견, 안산시를 널리 홍보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아울러 크라이밍은 현재 전국체전 정식 종목이다. 때문에 엘리트 선수 육성이 시급하다. 이외 현재 헬기 도착시간이 길어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산행구급장비 설치도 구상 중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국회의원을 당선시키거나 시장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정치계에 몸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건축(토목) 전문가로 수년 간 쌓은 노하우가 머릿속에 있다. 단지 그러한 지식을 지역사회에 보태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뿐이다.

“산에 오를 때 빠르고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은 가식과도 같다. 정치활동을 펼칠 때 편법을 쓰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안산시 산악협회 주요 수상경력 

·2011. 7.10 MRF 산따라 강따라 들따라 전국민 걷기대회 매너상

·2015. 4.26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등산대회 우수상

·2015. 11.15 제1회 국민생활체육 경기도 등산연합회장배 등산대회 장려상

·2017. 9.17 제1회 경기도지사기 전국종합등반대회 동호인등산부문 모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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