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안산은 재건축이 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m만 자리를 옮기면 곳곳에서 재건축 공사가 진행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일까. 비산먼지와 소음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공사장 인근에 늘 존재해왔다. 지금껏 3곳 정도를 취재한 결과, 대개 ‘철거’ 과정과 ‘터파기 공사’에서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었다.

대부분 재건축 공사다 보니 옛 건물을 부수는 작업인 ‘철거’ 공정과 철거 후 땅을 다지는 ‘터파기’ 공사를 할 때 주민들이 못 참고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표출, 민원을 생산한다. ‘비산먼지’가 눈에 보일정도로 날리고 ‘소음’이 귓전을 울릴 만큼 시끄럽기 때문이다. 이러한 민원들을 품고 있다 시청 게시판에 올리는가 하면 본지로 제보하기도 한다. 또 집 앞 담장에 현수막을 게첩해 불합리한 현실을 알리기도 한다. 이 같은 일이 어떤식으로든 기자에게 전달돼 현장에 가보면 십중팔구 철거를 하고 있거나, 터파기 공사를 하고 있다. 이 경우가 아니라면 건물을 다 짓고 건물 외벽에 붙은 철판을 떼어내는 작업을 할 때와 자재 등을 실어 현장에 ‘우루루’ 쏟아 낼 때다. 철거 공정과 터파기 공사는 어떤 소음 발생원보다 소음이 정기적이고 규칙적이다.

그러나 그 외 상황들은 철거공정과 터파기에 비해 소음이 불규칙적이다. 그래서 더 짜증스러운 것도 있다. 귓전을 때리는 소음이 ‘별안간’ 닥쳐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또 언제 그랬냐는듯 ‘한 순간’에 소음이 멎는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약오른다”고 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그럴 만도 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소음이 났다 안 났다 하기 때문이다.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 데 잡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것이다.

그 취재원은 자기 집 인근에서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또 소음피해를 느끼는데도 참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분명 소음 피해가 있어 구청에 소음측정을 요구하면, 소음 측정이 이뤄질 때쯤 소음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소음 측정이 늦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취재원 말을 그대로 옮기면 소음측정을 하기 위해 구청직원을 부르면 오는 데에만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2~3차례 요청해봤는데, 보통 1시간 30분 사이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취재원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구청 직원에게 다음부터 오지 말랬다. 민원이라는 건 소음이 날 때 와야 민원으로 인정이 되는 거지, 소음 다 놓치고 그 때 와서 측정기 들이 대봐야 흉내만 내는 거지 그게 민원 처리하는 거냐”며 오히려 기자에게 따져 물었다.

물론, 이들도 구청직원 바쁜 건 이해한다. 그러나 워낙 ‘타이밍’이 중요한 사안이라 이해하면서도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는 더 이상 구청 직원을 부르지 않는다. 대신 환경분쟁조정제도를 통해 소음피해를 밝히고자 준비 중이다. 이제 그에게 안산은 그냥 소음측정하기 빠듯한 행정기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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