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건축사회 최형순 회장 인터뷰

최형순 회장.

9월6일 ‘2018년 제6회 경기건축문화제’ 개최지로 안산시가 결정됐다. 창조적 건축문화 조성 및 저변확대를 위한 축제 유치를 위해 고양시와 안양시, 그리고 안산시가 경합을 펼쳤다. 결국 안양시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안산시가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번 유치 성공과 관련 ‘안산시청 건축과’가 나서 주도적으로 앞에 나섰고, 안산시건축사회가 뒤에서 힘을 보탰다. 내년 9월~10월 사이 경기건축문화제가 안산에서 열리게 된 것이다. 이에 반월신문은 이번 유치에 있어 상당한 역할을 해낸 ‘안산시 건축사회’ 최형순 회장을 만나 건축사회가 하는 일, 안산시 건축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안산시 건축사회’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건축 설계 및 감리를 주 업무로 하면서 시민의 안전을 기반으로 한 미래건축에 대해 논의하고 협업하는 건축사들이 모여 있는 단체다. 현재 96명이 단체에 몸담고 있다.

오는 11월 11일이 탄생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르면 11월 말이나 12월 초 쯤 30주년 기념행사를 할 예정이다. 그간 15명의 회장이 건축사회를 이끌었고, 올해부터 2년 간 16대 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활동인가

 

안산시 건축가와 함께 건축사 회원들이 모여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봉사나 집수리 봉사를 2016년까지 실천했다. 특히 종교를 가진 ‘반석회’라는 소 모임은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사동에 위치한 ‘엠마우스’라는 급식소에서 요리와 배식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약 8~10명 정도의 건축사들이 참여하는데 현재 약 80~100여 분의 어르신들이 찾아주고 계신다.

무려 8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데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전국적으로 운영과 실적면에서 부러움을 사는 단체로 정평이 나 있다. 비결은?

 

‘안산시 건축사회’는 어떠한 의견이 결정되면 다른 주장은 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단합이 잘 된다고 보면 된다. 그러기까지 합리적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젊은 건축사 창의성과 경험이 풍부한 건축사의 의견이 서로 조화롭게 섞여 새로운 건축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실례로 우리가 주최하고 있는 ‘안산 지속가능 건축문화축제’는 2014년 세계 유네스코 교육 프로그램에 등재된 바 있고, 현재까지도 그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해마다 ‘안산시 지속가능 건축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어떤 행사인가?

 

이미 축제가 진행 중이다. 8월17일~19일 대학생 아이디어 캠프가 시행돼 최우수상까지 이미 선정됐다. 이후 ‘어린이건축학교’가 8월 26일 개강했다. 단원구 28명, 상록구 35명 어린이를 선착순 모집해서 매주 토요일 3시간 씩 5주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아울러 2일 개강한 청소년 건축학교도 15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해 자신의 끼를 분출하고 있는 중이다. 이외에도 9월1일부터 안산시 건축물과 환경을 주제로 한 사진을 9월 말까지 접수 받아 심사를 거쳐 수상작은 10월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모든 결과물을 오는 10월26일~28일까지 안산문화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것이 바로 ‘안산시 지속가능 건축문화축제’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대학생 등 젊은 층에게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린이나 청소년은 미래 직업으로 건축사를 택할 수 있고, 또 건축주가 될 수도 있다. 사회의 한 분야를 이끌 자원인 셈이다. 이들이 성장해서 안산시의 공공건축물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새로운 건축문화를 세계에 퍼트릴 수 있는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

미래 건축문화는 이들이 영향력이 매우 클 것이다. 바로 그 점이 다양한 건축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다.

올해도 어린이와 청소년, 대학생의 아이디어가 고스란히 적셔 있는 작품들을 전시해 입체적인 축제로 거듭나려고 애쓰고 있다.

 

▶안산시는 공단배후도시로서 계획도시다. 이로 인해 건축문화가 차갑고 획일적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맞는 이야기다. 이미 30살이 된 안산시 건축은 과거 경제적 측면이 맞물려 창의성 보다는 편의성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래서 앞으로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재밌고 개성있는 도시가 되려면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과 도시재생에 대한 밀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축제 자리에는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토론회 시간이 마련돼 있다. 이러한 토론회자리에서 차가운 도시를 따뜻한 도시로 변모시킬 다각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정형성을 탈피한 건축문화를 새롭게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9월 6일 2018년 제6회 경기건축문화제‘ 유치에 성공했다.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안산시는 벌써 8회째 건축문화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6회를 앞두고 있는 경기도는 걸음마 단계, 안산시는 걷고 있는 어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만큼 안산시가 경기도 건축문화란 한 틀에서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전체의 건축 경험과 노하우 중 새로움을 뽑아 안산시 건축문화에 접목시킨다면 다가올 미래에 수중 주택 등의 현실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2018년 12월까지 ‘안산시 건축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포부를 말해달라.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도 큰 가치가 있지만 기존의 프로그램과 경험들을 보다 더 단단히 다지는 작업도 매우 가치 있는 시간이다. 말보다 행동을 우선하는 건축사회, 소통과 화합을 제1의 가치로 여기는 건축사회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약 5~6년 동안 협동조합을 운영해 많은 타 건축사회로부터 부러움을 샀고, 또 수없이 많은 벤치마킹 문의도 받았었다. ‘깨어있는 건축사회’로 거듭나겠다.

 

▶인생이 최종 꿈은 무엇인가?

 

건축사로 인생의 중간점을 지나고 있다. 인생의 종착역도 건축사로 매듭짓고 싶다.

아들이 건축학을 전공 중인데 의지가 매우 강하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 창의적 아이디어가 돋보여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실용성을 중요시하는 나와는 많이 다르다.

훗날 아들이 더 성장한 뒤 디자인과 실용성, 거기에 녹색이라는 트렌드까지 겸비한 합작 건축물을 한 번 완성해보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끝으로 건축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국에서 운영 중인 모든 건축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건축과 관련된 지원도 크게 줄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 말은 꼭 해주고 싶다. 역사적으로 건축사는 오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없어지지 않은 직업이다. 요리사가 그랬고, 의사가 그랬던 것처럼 건축사는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은 직업일 것이다.

많은 건축사들이 이 점을 늘 가슴 속에 품고 자부심과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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