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 제보한다고 모두 지면에 게재되는 것은 아니다.

제보가 오면 편집국에서는 1차적으로 연락을 받은 기자가 판단을 하고, 사안에 따라 전체 회의 또는 데스크 보고를 통해 취재를 시작할 것인지 기자 스스로 또는 편집국이 판단한다.

신문사도 수 십 년 이상의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제보를 받으면 기사 채택이 가능한지 여부가 곧바로 결정된다.

참고삼아 이는 개인 기업 또는 시민단체, 공공기관에서 보내오는 보도자료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신문사에 보낸다고 지면에 실리는 것은 아니다. 우선 담당 기자의 선택 여부가 1차 관건이고, 이후에는 편집 시점에서의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면, 게재 여부가 불투명한 보도자료나 기사가 최후까지 결정되지 않다가, 편집 마무리 시점에 특정 기사가 누락되는 상황 등 특이 사항으로 지면의 빈 공간이 생기면, 어부지리로 계획에 없는 기사(보도자료)가 게재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특별한 케이스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보도자료나 기사가 게재된 이후 실수로 기자가 내용 또는 사진 등을 누락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지면 편집상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컨텐츠가 모두 실리지 않는 경우(제공자가 원하지 않는 방향)가 있다. 이는 편집국의 판단이다.

혹시나 이를 두고 해당 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심한 항의를 한다면, 이곳은 다음 마감 때 1차적인 기자의 선택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신문사에 필요 이상의 완벽성 등을 바라기에는 자체 환경이 워낙 열악하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 물론, 신문사는 ‘공공성’과 ‘공익’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기자 일을 하다보면 참 놀랄 때가 많다.

한순간이 아닌, 긴 시간동안 놀라고 있는 것은 기자보다 더 날카롭고, 치밀하고, 분석적인 민원인이 다수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민원인들은 기자들도 미처 보지 못하는 사회현상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가 관련 공공기관이나 업체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해당 부서와 권익위원회, 감사원 등에 민원 또는 진정을 해, 결과를 만들어 낸다. 기자가 볼 때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최근 신문사로 제보해온 한 시민 때문에 놀랐다.

그 시민은 ‘단원구 초지역 앞 택시승강장 구조물이 넘어졌다’라며 사진을 찍어보냈다. 여기까지는 보통의 일이다.

지금은 제보하는 독자들께서 최소한 이러한 수고는 다 해주고 있다. 고맙기 그지없다.

그런데 이 분은 추가적으로 기자가 고민해야 할 부분까지 짚는다.

“넘어진 구조물을 보니, 지지를 위해 땅 밑에 묻힌 부분이 매우 짧아 그동안 어떻게 서 있었는지 궁금할 정도다. 안산 전역의 택시승강장 구조물이 모두 비슷하다면, 분명히 이곳처럼 쓰러질 위험이 있다”며 “초지역 구조물은 다행히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다른 곳은 위험할 수도 있다”라고 제보를 했다.

이제 기자는 시 담당부서에 시민께서 취재 지시(제보)를 해준 부분만 묻고 답변을 얻어내면 기사 하나가 완성된다. 놀랍다.

시 담당부서는 “관리 감독을 하는 양 구청 부서에 협조 요청을 통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승강장 구조물 설치가 10년 이상이 지나 정확한 기록이 없다. 초지역 승강장과는 달리 다른 곳은 구조물 붕괴가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나치게 긍정적인 예상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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