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취업난, 고용 불안, 양극화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갈까? 트랜드 코리아의 저자 김난도 교수는 소비자들은 플랜 A가 최선, 플랜 B가 차선이듯 플랜 Z를 통해 나름대로 불경기의 높은 파고를 이겨냈다고 했다. 초대형 유람선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구명보트를 준비하듯 말이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지난 주 아산재단 4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다녀왔다. 프레스 센터에모인 노신사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전직 장관들, 저명한 사회복지 및 사회학 교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간혹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회복지와 행복이라는 주제에 이끌려 토론을 끝까지 지켜봤다.

왜 이 시대에 꼭 ‘행복’이여야 하는가? 간혹 세계 각국의 행복지수라는 것을 접해보면 이름도 생소한 나라나 혹은 아시아 쪽 빈국들 중에서 우리는 행복하다는 의외의 결과를 접하면서 놀라곤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나라가 비교적 행복하지 않다는 측에 늘 끼어있다는 점이다.

세계 경제 13위, 국민 일인당 소득 3만 달러, G20 정상회의 주최국, 스포츠 강국으로의 비상 등 다른 국가에서 보면 선진국으로서 누릴만한 것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불행하다는 쪽에 더 마음이 가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늘 들곤 했다.

연구 결론을 보면 조건은 충족돼 있지만 우리는 그 충족된 행복을 누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마음에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차려진 행복이라는 밥상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수긍이 가는 말이다. 돈에 비중을 두고, 나보다 나은 사람과 늘 비교해보면 한없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남이 아닌 내가 행복하면 행복한 것이다. 돈이 많든 아니면 적든 그게 무슨 상관인가? 올해는 좀 행복해지자.

우리는 아직도 ‘노후 준비’에 미흡하다. 내는 보험료보다 받을 사람이 많아 국민연금, 건강보험료의 재정이 말라가면 30년 후 내가 탈 연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걱정들 한다. 통계청에 의한 기대 수명보다 의학이 발달해 100세까지 장수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면 세대간 ‘복지 갈등’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현역 기간을 최대한 늘려라. 부동산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려라. 소득의 삼층밥을 지어라. 건강관리가 진짜 재테크다. 100세 시대 준비는 20대부터. 이런 제목에 눈길을 뺏기는 것이 잘못된 일인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민감한 주제에 대해 애써 외면하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젊었을 때 불타는 정열을 안고 시작(詩作)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시인이 됐고, 미술, 음악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노년이 되면 고상한 취미 생활만 즐기면서 살 줄 알았다. 그러나 보라. 지금 시는 밥이 되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면 시가 밥이 되는 일을 겁내 하다 보니 시는 밥상 변두리로 밀려난 지 오래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생각의 탄생’의 공동저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셀 루트번스타인 부부는 예술이 창조적 생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고 확신했다.

21세기는 새로운 창의적 상상력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지금 무엇하고 있냐고 반문도 했다. 그래 행복해지자. 행복함을 말하고 누리자. 또한 노후 준비도 차근차근 해보자. 21세기는 예술의 힘이 세상과 삶을 바꾼다는데 예술도 배우고 누려보자.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