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가 보면 만나지 않고 얘기만 들어서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는 더욱 그렇다. 누구를 통해서 들은 말은 말일 뿐이다. 사람을 제대로 알기위해서 필요한 시간들이 있다.

코뿔소 별명을 가진 사람을 알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주변사람의 말은 어느 정도일 뿐이지 시간이 지나기 전에 빠른 시간에 만나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코뿔소 형은 상당이 의리가 있다.

이런 의리에는 한번 서운한 게 있으면 참 오래간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무서움을 표현하는 말로 앞으로 솟아난 뿔을 가진 코뿔소를 별명으로 지었는지 모르겠다.

코뿔소 형을 알기까지는 6년의 시간이 걸렸다. 물론 만나지 전까지는 몰랐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우연히 만난 코뿔소는 아주 의리가 있는 사람이다. 행사장에서 인사말을 할 때 자신이 직접 아직까지 신문을 돌린다는 얘기가 무 수저에 힘들게 세상을 살아오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동안의 그 형을 만나지 못한 시간들이 참 아깝게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만나야 알 수 있다. 무슨 말을 하든지 만나야 얼굴을 볼 수 있고 마음을 알 수 가 있다. 우리는 만나지 않고 얻어진 자료로 정리하는 많은 관계들이 있다. 그 중에 속한 몇 사람만 선택을 받고 나머지는 잊혀 진다.

이렇게 잊혀 진 인연들은 또 다시 새로운 인연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만남 그 자체가 좋다. 반면 어떤 사람은 만날 때 마다 명함을 준다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떨 때는 새로운 사람이여서 좋고 어떨 때는 이어온 정이 좋고 오래한 묵은지 사람이여서 좋다. 서운함의 정도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꽤 오래 가기도하고 금방 풀어지기도 한다. 자신에게 서운함이란 정도의 차이가 시시각각 수시로 변한다.

그런 관계를 잘 가져가기란 쉽지가 않다. 좋은 만남을 위해 의리를 지켜야하는데 의리가 전부인 사람이 내가 보기엔 코뿔소 형이다. 의리는 돈으로 살 수가 있는지 아는데 돈으로 사는 의리는 오래가지 못한다.

돈 없이도 의리를 지키기도 쉽지가 않다. 의리를 지키기 위해 조그만 뭔가를 표현해야 하는 데 그것이 뭔지는 참 찾기 어렵다.

아들이 군에서 첫 외박을 나왔는데 바쁜 관계로 오붓하게 저녁식사도 하지 못하고 보냈다. 근데 그것이 참 마음에 걸린다. 예전 같으면 바쁜데 뭘 할 수도 있지만 이게 부모의 마음이란 해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못해줬을 때 생기는 이런 미안함이 어렵고 힘들게 살던 어린 시절의 어머니가 장에서 돌아오실 때 플라보노 껌 한통이라도 사다가 나눠주던 그런 어머니의 마음 그 마저도 없으면 서운하던 어린 시절의 그런 마음이 이제 아들을 보면서 새삼 드는 건 왜일까?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좋게 이어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신의가 중요한 것 같다. 믿음과 의리가 얼마나 중요한 가는 알 수 있는 척도는 없다.

모르면 다행일 수도 있고 알게 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면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면 넘길 수도 있다. 특별한 뭔가는 없지만 서로가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이를 유지하는 것이 개인 간에도 중요하겠지만 사회의 관계도 이런 관계를 잘해야 한다.

서로가 의리를 지키는 정도의 사람이 몇 명이냐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냥 함께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잘하면 된다. 노래도 “있을 때 잘해”가 있다. 그러니까 잘해야만 된다.

어떠한 조금만 실수로 틈이 벌어지면 그 틈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코뿔소 형의 관계는 의리를 중요시 한다. 의리를 지키지 못했을 때는 그 엄청난 힘이 코로 올라오는 무서운 코뿔소 그러기에 평소 잘해야 한다.

대인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가지기위해서는 김치찌개든 된장찌개든 밥을 사면된다. 비싼 밥을 사면 무슨 돈 빌려달라고 하나하는 마음에 부담스러워 밥 한 끼 하기 힘들지만 된장찌개 한 그릇은 부담이 없다.

설령 돈 빌려 달라고 해도 몇 만원일 테지 하는 부담 없는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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