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환 한사랑병원장

항문이나 항문 주변은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매우 예민한 부위입니다. 이러한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한데 묶어 항문소양증이라고 합니다.

주요 증상

주요한 증상은 가려움입니다. 항문의 끈적거림, 속옷의 오염, 분비물 등을 호소하는 분들도 종종 있습니다. 밤에 잠자리에 들어 몸이 따뜻해질 때, 배변 후에 화장지로 닦았을 때, 항문이 땀 등으로 인해 뜨거워져 있을 때 가려움이 심해집니다. 일부 환자들은 밤에 자다가 너무 가려워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려움증은 항문 주변에서부터 시작하여 외음부까지 넓게 분포하기도 합니다. 환자들이 심한 가려움으로 항문 주변과 외음부를 자주 긁기 때문에 이 부위가 국소적으로 붓거나 상처가 생기게 되며, 장기화된 경우 피부가 두꺼워지고 색소가 탈색되어 하얗게 되기도 합니다.

항문소양증의 원인

항문소양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항문소양증은 크게 특발성항문소양증과 2차적인 원인에 의한 항문소양증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특발성의 경우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주로 잦은 항문세척 또는 카페인, 향신료, 알코올 등을 과도하게 섭취한 경우 발생합니다. 2차적인 원인으로는 당뇨, 간질환, 백혈병이 있는 경우나 치루, 치핵 등의 항문질환에 의한 합병증인 경우가 있습니다.

치료와 관리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항문 주위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비누는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그냥 씻도록 하며 씻은 후에는 자극성이 없는 천으로 닦아내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닦은 후에 항문의 피부를 항상 잘 건조시켜야 합니다. 또한, 항문을 자극하는 음식이나 음료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념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나 커피, 차, 콜라 등 카페인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꽉 조이거나 땀 흡수가 안 되는 속옷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치루, 치열, 치핵, 항문용종 등의 항문질환에 의한 것이라면 이것을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당뇨, 간질환, 백혈병 등에 의한 2차적인 원인에 의한 소양증의 경우, 마찬가지로 1차적 원인을 관리해주면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국소 도포제, 항생제나 국소 마취제 등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피부 청결제나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염이 심한 경우에 한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변검사 후 요충으로 인한 소양증인 경우 요충 약을 사용하면 대부분 쉽게 치료됩니다.

하지만 소양증이 어떠한 방법으로도 낫지 않으면 감각신경을 파괴시켜 마취효과를 얻는 알코올 주사요법이나 피부박리, 피부절제, 피부 이식 등 외과적 치료법들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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