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투자 수요 여전…경쟁률·낙찰가율 고공행진

공공택지 내 단독주택용지와 단지 내 상가 분양에 여유자금들이 몰리고 있다.

정부가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해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의 청약자격을 강화하면서 경쟁률은 일부 낮아졌지만 인기 공공택지를 분양받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다.

최근 대출 규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던 단지 내 상가의 낙찰가율도 고공행진하면서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LH가 분양한 단독주택용지와 단지 내 상가가 여전히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단독주택용지는 저층에 상가를 지을 수 있는 점포겸용 용지와 주택만 지을 수 있는 주거전용 용지로 나뉜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1∼2년 새 투자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고, 작년 4월에 분양했던 부천 옥길 점포겸용 22필지는 평균 경쟁률이 1천대 1(1천312대 1)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들 부지에 상가 등을 지어 임대사업을 하거나 분양권 전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단타족'이 대거 몰린 것이다.

작년 5월 인천 영종지구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177필지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364대 1, 최고 경쟁률이 9천204대 1까지 치솟으면서 단독주택용지 청약이 '투기판'으로 변질했다는 우려가 컸다.

정부는 이와 같은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이후 공고하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의 청약 자격을 '해당 사업지구가 속한 지역에 거주하는 세대주'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 수백대 1에 달하던 평균 경쟁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100대 1 안팎으로 줄어들었지만 올해 들어서도 시중의 여유 자금은 여전히 몰리는 모양새다.

LH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양산 물금2지구의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29필지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271대 1에 달했다. 특정 필지의 최고 경쟁률은 1천427대 1로 1천대 1을 넘었다.

역시 지난달 분양한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도 과열 양상을 보였다.

김해 율하2지구 37개 필지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309대 1, 최고 경쟁률이 1천333대 1에 달했고, 동해 월소지구 21개 필지도 평균 경쟁률 233대 1, 최고 경쟁률이 1천206대 1에 이르며 인기몰이를 했다.

국토교통부와 LH가 이달 18일 이후 공고하는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에 대해서도 점포겸용처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세대주로 청약자격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자격 강화 이전 마지막 분양물량을 잡기 위해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그러나 단독주택용지의 전매제한은 특별히 강화되지 않아 앞으로도 투자 열기는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행 택지개발촉진법령상 단독주택용지는 원칙적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 전까지 전매가 금지되고, 등기 전에 매각할 때는 사업시행자로부터 공급받은 가격 이하로만 가능지만 실제로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상당수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LH가 분양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LH 조사 결과 지난해 공급한 단지 내 상가 421개 점포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공급 예정자의 179.3%에 달했다.

올해도 2월에 분양한 16개 점포와 3월의 16개 점포, 4월의 22개 점포가 전부 낙찰돼 주인을 찾았고 평균 낙찰가율도 170∼182.7%에 달했다.

2월에 공급한 구리 갈매지구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44대 1, 평균 낙찰가율은 229%이었고 이달에 분양한 하남 미사 단지 내 상가는 경쟁률이 평균 33대 1, 낙찰가율이 236%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들 상품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단독주택용지 청약자격 강화로 경쟁률은 종전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저금리로 인해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원하는 베이비붐 세대 등은 여전히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올해 조기 대선과 대출 규제 등으로 토지와 상가 분양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분양이 잘되고 있다"며 "대선 이후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지 않는다면 투자 수요는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단독주택용지와 단지 내 상가는 배후 수요가 뒷받침되고 희소가치가 있어 비교적 안전한 투자상품이라는 인식이 많다"며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지 않는다면 갈 곳 없는 여유자금들이 계속해서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