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종 하지알카리수주식회사 대표 / 한국YMCA전국연맹 부이사장

벌써 3년이 되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인재중의 인재다. 7시간이 아니라 단 10분 만 대통령! 정부! 아니 우리 어른들이 제 역할을 했더라면 다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못 구했다. 다 살릴 수 있는 아이들을 죽였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아직 명명백백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우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의 책임이 크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나친 물신주의와 경쟁 사회로 내 몬 어른들 모두가 반성할 일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더 부끄러워해야 할 일은 세월호 참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있었다. 이미 탄핵 정국과 수사 과정 그리고 법정에서 다 밝혀지고 있는 바와 같이 청와대와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 책임을 엄히 물어 다시는 이와 같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감추고 호도하고 왜곡하고 심지어 피해자를 가해자로 매도하는 일 조차 서슴지 않았다.

이제 남은 과제의 최우선은 뭍으로 올라 온 선체를 철저히 수색하여 미수습자들을 찾아 그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주는 일이다. 또한 사고 원인을 밝혀 원인에 따른 책임을 공명정대하고도 엄중하게 묻는 일이다. 다른 한 편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416안전공원을 주민들이 접근하기 쉽고 무엇보다도 ‘유가족들이 원하는 곳’에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416안전공원을 둘러싸고 우려스러운 일들이 안산에서 벌어지고 있다. 416안전공원에 추모시설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재건축 조합을 중심으로 반대가 심하다. 단지 반대가 아니라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단지를 돌리고 펼침 막을 달고 SNS를 활용하여 선전전이다. 심지어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되게 말하는 경우도 있다,

416안전공원에 추모시설이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 주된 반대 이유다. 그래서 추모시설을 굳이 일제의 잔존 용어인 ‘납골당’이라고 부르며 ‘혐오시설 절대 불가’를 외친다. 부끄럽다. 돈 때문에 불법증축하고 돈 때문에 과적하고 돈 때문에 매사에 눈 감아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어른들이 또 그 돈 때문에 추모시설을 반대한단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단언하건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제 추모공간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다. 안산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416안전공원은 못난 어른들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하늘로 간 아이들을 기억하고, 더 이상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다.

416안전공원은 자연 친화적인 숲의 형태로, 쉼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전시관과 청소년 문화 공간, 카페와 같은 휴식 공간이 될 것이다. 416안전공원은 유가족 ‘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안산 시민들의 삶과 쉼이 담긴 시민 친화적 공간이 될 것이다. 416안전공원은 “안산이 품고,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세계가 찾는 명소”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집값이 떨어진다는 걱정은 우려다. 오히려 세계인들이 찾는 관광명소, 아이들과 함께 즐겨 찾는 산 교육장이 되어 지역경제 큰 보탬이 될 것이다.

416안전공원은 어느 일방의 주장이나 선전에 의해서가 아니라 안산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논의를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 안산시민들과 특히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의사가 존중되기를 바란다. 어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인 돈 때문에 희생된 아이들의 추모공간조차 돈 때문에 거부하는 일들이 이곳 안산에서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여전히 부끄러운 어른으로 남을 것인가!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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