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종(하지알카리수주식회사 대표 / 한국YMCA전국연맹 부이사장)

세월호가 올라 왔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은 이후 이틀 만인 4월 18일 세월호 선체가 완전히 바다 속에 잠겼으니 잠긴지 무려 1072일 만이다. 파랗게 칠해져 화사했던 모습은 간데없다.

선체는 대체로 녹이 슬고 칠이 벗겨져 생긴 붉은 얼룩과 회색 얼룩들로 가득하다. 스크루에는 진흙이 가득하고 구겨지고 구부러지고 잘려나간 모습들이 처참하다.

아! 이 배에 아이들이 있었구나! 이 배와 함께 엄마, 아빠를 부르며 아이들이 속절없이 사라져갔구나. 아직도 9명의 ‘사람’이 있구나! 새삼스럽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세월호가 올라오는 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너무 마음이 아파 글을 썼다. <이제, 세월호가 떠오른다> 다소 길어 정리하여 올린다.

단 10분만이라도 국가가, 정부가, 국가기관이, 아니 우리들 모두가 제 역할을 다 했어도 충분히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잃었다. 여전히 너무 아쉽고 또 서럽다.

 

독선과 억압의 사슬을 끊었다.

이제, 세월호가 떠오른다.

 

부패하고 무능한 오만한 권력을 권좌에서 끌어 내리고

마침내 그토록 서러운 세월호를

맹/골, 그 깊은 바다 속에서 끌어 올린다.

 

아무 잘못 없는 아이들을 고통 속에서 죽이고 또 죽이고 ,

절규와 울부짖음 속에 쓰러지고 또 쓰러지고

기도와 한숨과 비탄에 몸부림치며

 

허망하게 허망하게 너무도 허망하게 어미와 아비를 잃고

그토록 귀한 자식들 두 눈 훤히 뜨고 빼앗기고

친구마저 다시는 볼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는데,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아무 죄 없는 서로가 서로에게 끝없이 싸우게 하는 아/비/규/환!

 

수백 년 간 이어 온 학살과 복종의 세월

오늘도 매일같이 갈라 치고 돌아 서는 분단의 고통

지금도 곳곳에서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이 땅! 이 역사!

 

거짓과 불의를 광장에서 불사르고

역사와 법으로 백성의 이름으로 준엄히 심판하니

어둠은 가고 해가 떠오르고, 세월호가 올라온다!

 

동터오는 새벽에

드디어 진실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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