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치’가‘좋은 사회’를 만든다(2)

앞으로 한 달 이내에 아마도 정국은 요동치고 한국근대사에 기록될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이 폭탄은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받아드리든 기각을 하든 어쨌든 한국사회에 엄청난 폭발을 일으킬 것이다.

예상하건데 만약 탄핵이 인용되어 박근혜 대통령이 쫓겨난다면 탄핵에 반대했던 보수층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결집하고 거친 행동을 할 것이다.

위험천만한 물리적 위력도 불사할지 모른다.

반대로 만약 탄핵이 기각되거나 헌재의 의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지부진하다면 탄핵을 추진했던 진보세력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것이다.

이 경우에 그동안 평화적 집회를 유지했던 촛불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헌재의 결정이 있기 전에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 정국을 덜 불안하게 하는 방법이 있지만 지금까지 보인 박대통령의 태도로 보면 난망이다.

대통령과 정치권이 대타협을 이루어 새로운 리더십을 탄생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 1월 24일 안산통일포럼 초청으로 ‘독일통일과 한반도’라는 주제의 특강을 한 중앙대학교의 김누리 교수는 현재 한국의 국가체제를 ‘냉전형 기형국가’로 분류하고 한국의 정치질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아니라 수구와 보수의 과도경쟁체제라고 정의하였다.

비단 김누리 교수의 정의가 아니라도 보수란 민족, 역사, 전통을 중시하고 공동체를 우선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군사 주권을 포기하여 작전권을 헌납하고 광장에서 대국(?)의 국기인 성조기나 흔들고 일본군 위안부, 군사정보 교류 등 일본과의 불평등 합의를 당연시 하는 이들을 ‘보수’라고 부르기는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정치학자들은 근현대사의 정치사상과 정치유형을 대략 수십 개 심지어 200여개로 분류한다. 극우로는 파시즘과 나치즘이 있고 극좌로는 문화대혁명 시절 중국공산당의 노선이나 폴포트가 이끈 캄보디아의 크메르루즈 정권을 꼽는다.

<킬링필드>라는 영화로 제작되어 비인간적인 야만과 살상이 전 세계에 알려진 크메르루즈는 극좌의 상징이다.

반면에 <아우슈비츠>라는 강제 수용소 대학살로 알려진 나치즘은 극우의 참담한 민낯이다.

이들 수십 가지의 정치사상들을 좌우로 늘어뜨렸을 때, 과연 현재 우리 한국사회의 정치적 지형이나 좌표는 어디쯤일까?

북한의 정치적 지형과 체제는 또 어떤가? 단언하건데 남북은 각각 극우와 극좌의 언저리에서 헤매고 있을 터이다.

현재의 북한은 정치학자들이 아니라 심리학자, 심지어 인류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일 만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종교적 봉건사회주의’라는 중병에 처해 있다. 반면에 한국 사회 또한 상위 1%가 국가의 부를 16%나 점하고 있고 상위 10%가 무려 모든 부의 66%를 점하고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가 되었다.

‘약탈적 자본주의’라는 중병에 걸린 것이다.

북한의 경우 일당독재의 사슬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면에 한국도 수구/보수의 과도지배체제의 타파가 긴요하다.

특히 우리 사회는 자본의 권력화가 지나치다. 2400원을 훔친 사람은 구속되어도 수천 억 원을 착복한 이재용이를 잡아넣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 지수는 악화일로다.

남녀 불평등 지수는 세계116위다.

극단적인 극우, 극좌의 남북한 ‘정치’의 모순은 분단체제에서 기인한다.

통일은 ‘종교적 봉건사회주의’와 ‘약탈적 자본주의’라는 남북한의 중병을 치료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분단체제를 극복하자! 분단체제를 타파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 리더십을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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