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함께해서 더 기쁜 한가위 추석 - 유화 안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추석 시장바구니 물가는 외마디 비명이 “아~ ”하고 절로 나올 정도로 비쌌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고유의 명절 한가위 추석날은 안산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웃음소리 가득하고 가족친지들의 소식들을 나누는 기쁜 날이었으리라 짐작해본다.

필자가 유년기를 보내던 시절의 안산시는 평화로운 곳이었으며 전형적인 시골마을이었다. 야산을 뒷 배경으로 초가집부터 스레트 집, 그리고 99칸 기와집까지 30호부터 100호에 이르는 가구들이 올망졸망 모여 동네를 이루고 그곳의 아이들은 돌맹이, 솔방울이 놀이기구였다.

봄에는 소쿠리를 들고 달래 냉이 등 봄나물을 캐고, 여름에는 냇가가 놀이터였으며, 가을에는 뒷산에 올라 보리수 열매와 똘배를 따먹으며 행복해 했던 기억이 있다.

또한 칡뿌리를 캐서 껌처럼 씹으면 간식이 되었고 겨울이 오면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을 따서 세상의 어느 얼음과자보다도 더 맛나게 오도독 오도독 깨물어 먹기도 하였었다.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오곡이 무르익는 가을에 추석이 돌아오면, 외지에 나가 경제활동을 하던 언니 오빠들이 돌아와, 한자리에 모여 조물조물 송편을 만들고 아버지께서는 솔잎을 따
오시고 어머니께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도록 송편을 바로바로 쪄 주셨을때의그 맛과 향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고 입안에 맴돌곤 한다.

지금은 왠만하면 송편이며 차례상에올릴 떡을 떡집에서 구입해서 편리하기도 하지만 내 자녀들이나 조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돌아오는 2017년 설날이나 추석에는 삼삼오오 가족들이 둘러 앉아 만두와송편을 만들며 추억을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과학이 발달하고 사회가 변하고 생활방식과 가치관등 많은 것들이 진화하고 편리해지기도 했지만, 감동하고 기뻐하고 행복을 느끼는 것은 고전이나 현대사회나 변함이 없다고 본다. 보
름달 안에 계수나무와 옥토끼가 살면서 절구질을 하고 있다고 믿으며 그 모양을 찾으려 안간힘을 썼던 기억을 되새겨 보면 터무니 없는 이야기이지만 구전으로 내려오는 동화같은 이야기를믿고 성장한 세대는 이제 기성세대로 분류된다.

그러나 지난 9월14일부터 17일 추석연휴 기간에 정말 둥근 보름달을 보면서 사람들은 소망을 실현해 주는 힘의대상으로 생각하고 기도했다.

국내외적으로 경제가 유난히도 어려워지고 있고 더욱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었었던 조선업이 위기를 맞이했으며 골목경제는 더 많이 힘들다.

정치권에서도 국민을 편안하게 안정시키지 못하고, 불안정한 시국이 지속되고 있는 요즈음이다.

그러나 늘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길을 걷다 보면 동네 보도블럭 사이 사이에서도 민들레가 꽃을 피우며 생명력을 보이고 바위 틈에서도 나무가 자라 위풍당당 위세를 보이듯이, 어려움속에서도 늘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잠재되어 있다.

햇곡식으로 음식을 준비하여 추 석차례상에 올리고 보름달을 보면서 가족친지의 건강과 지인들의 무사안녕을 기도하였듯이 내년 추석에는 더 많은 추억의 보따리를 풀면서 환한 웃음꽃
이 피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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