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숙 웃음체조전문강사

‘귀엽다….’

한참 연배 높은, 어머니뻘 되는 어른에게 쓸 말은 아니지만, 그녀는 그랬다. 넉넉한 인상이 분위기를 압도했다. 녹음기에 불이 켜지기도 전, 그녀의 마술에 빠져들고야 말았다.

한무숙 웃음체조전문강사(사진)의 별명은 ‘뚱땡이’이다. 그녀가 매일 봉사 나가는 요양원 어르신들이 그녀의 푸근한 외모를 보고 붙여줬다. 한무숙 강사는 “다소 큰 체격 덕분에(?) 어르신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푸근한 외모에 더 친근감이 가잖아요. 제가 체격이 커서 그런지 어르신들이 더 쉽게 말도 붙여주시고, 장난도 쳐 주시는 것 같아요.”

그녀는 현재 ‘신바람웃음보따리’라는 웃음 체조 동아리에서 강사를 맡고 있다. 안산시평생학습원에서 학생들에게 웃음 치료를 가르치고, 함께 지역 여러 사회복지시설로 웃음 치료 봉사도 다니고 있다. 벌써 달력을 네 번이나 넘겼다.

봉사가 ‘웃음 치료 전문 강사’라는 다소 생소한 직업을 소개해줬다. 24년 전 안산에 정착 하면서부터 봉사에 발을 들였다. 그 전까진 장사를 했다.

“우연히 안산시바르게살기협회라는 곳을 알게 됐어요. 남을 위해 땀을 흘리는 보람을 알아가면서부터 그 맛에 매료됐습니다. 바르게살기협회를 거쳐 안산시자유총연맹 회장까지 맡게 됐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 뒤늦게 알게 된 봉사에 그녀는 이미 중독됐다. 장사도 뒤로 미루고 봉사현장으로 달려 나가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남편이 ‘당신은 장사하기 위해 가게를 여는 게 아니라, 봉사를 하기 위해 여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급기야 잠깐 열던 가계도 봉사에 집중하기 위해 아예 접었다.

월피동 주공1단지 아파트에서 행복무료급식소 봉사를 하던 어느 날이었다. 급식을 기다리던 어르신들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밥을 기다리는 동안만이라도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더 즐겁게 식사하시면 좋잖아요. 간단한 마술과 웃음 체조를 했어요.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간단한 나눔이었지만 그의 재능은 금세 입소문을 탔다. 인근 주공 2·3단지에서 ‘우리 단지엔 왜 안 오느냐’는 민원이 일었다. 그렇게 인근 아파트에서 웃음 치료 봉사를 하다 급기야 단원구 샬롬노인대학에서 어르신들에게 웃음 체조를 가르쳤다.

한무숙 강사는 웃음체조와 만나면서부터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평범한 자영업자가 세상에 웃음을 주고 행복을 나누는 웃음전도사가 됐다.

“웃음 체조가 아니었으면 어딜 가서 제가 선생님 소릴 듣고, 어떻게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겠어요. ‘어떡하면 장사가 잘될까’만 고민하던 사람에서 ‘세상의 행복과 이웃의 웃음을 고민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10년 넘게 휴가를 보내지 않았지만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어르신들께 기쁨을 주고 함께 웃고 떠드는 게 마냥 좋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제 팔자인 거 같아요. 세상에 웃음을 줄 수 있어 전 행복한 뚱땡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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