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숙 안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학창시절 내가 좋아했던 국어선생님께서 늘 강조하셨던 말이 있다.

“남북통일은 광복36년을 기점으로 반드시 이루어질 거다. 일제 36년 동안 우리 민족이 너무 암울하고 고통 속에 살았기 때문에 통일도 광복 후 36년 기간을 지나 곧 이루어지고 말 것이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어린 우리 학생들에게 한반도 지도를 그리시면서 광복과 통일의 연관을 수업마다 새겨주셨던 국어 선생님 모습이 생생하다. 그때는 어린마음에 국어수업하고 통일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지 선생님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광복 후 71주년을 맞이하여 선생님의 광복과 통일에 대한 염원이 더욱 가슴깊이 못 박혀온다. 광복70년이 지났지만, 민족통일은 이루어지지 않고 남북의 긴강감은 더욱 고조되어 개성공단마저 폐쇄되고 말았다. 선생님 살아생전 통일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일제강점기 1930년 광복을 가슴속 사무치게 원하며 쓴 심훈은 ‘그날이 오면’이라는 시에 “이 목숨 끊어지기 전에 와 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을 나는 까마귀같이 종로의 인경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 중략) 우렁찬 그 소리를 한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 눈을 감겠소이다.”라며 광복을 소원했다. 우리 민족 모두 목숨을 받치며 절절했던 민족의 해방이다.

한일합방 이후 일제에 당당히 맞서 항거했던 애국지사와 독립투사들의 항일 독립정신은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임시정부를 건국으로 이루어져 해외, 국내로 일본군 야만에 항거하며 목숨을 받쳤던 선열들의 독립운동이 있었기에 광복은 가능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선열들의 피로 이루어진 해방 이후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현실에서 주변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좌우되고 친일 매국의 행태는 심판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번 광복절 71주년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68주년을 맞이라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축사했다. 1948년 제정된 제헌헌법에는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 한다”고 선언했다. 이 같은 발언은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 반헌법적 주장이다.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를 세워 일본군과 독립운동으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선열들이 피로 만든 건국97주년을 부정하고 있다. 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 직접언급을 피하며 “한일관계에 대하여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배상없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 인지 의문스럽다.

지난 해 한일 양국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대한 협상을 하였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은 전면 무효화 주장하고 있다. 통한의 역사를 살아왔던 일본 위안부에 대한 명예회복과 인권이 세워지지 못하고 정부차원의 협상과 미래지향은 선열들이 지켰던 항일운동정신과 광복의 의미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답답하다.

70년 광복을 지나도 진정어린 반성이 없는 일본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외침은 시간이 갈 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 하나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피해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년상이 2011년 11월 서울 일본 대사관 앞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외 30여개가 시민모금으로 세워지고 있다. 안산에서도 2016년 3월1일 삼일절에 안산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한지 불과 4개월 만에 이번 광복절날 제막되어졌다. 안산 185개단체와 3,991명의 시민의 소중한 성금으로 “안산 평화의 소녀상‘이 만들어 진 것이다. 일제 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을 하신 상록수 최용신 선생님 역사의 얼이 깃든 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었다.

조국 해방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선열들이 이룬 ‘광복 정신 바로 세우기’는 이후에도 한반도 역사 속에서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을 맞이할 것이다. 이 과정에 당당하게 나서고 실천하는 시민들의 행동이 광복을 이룬 선열의 후손으로 부끄럽지 않는 역사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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