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케언즈에 있는 동안 가족처럼 챙겨준 홍지연 ‘밥집’ 식구들을 잊지못하겠다고 전했다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면서 이제 관심은 박태환의 메달 획득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불투명했던 리우행이 확정된 만큼 심리적 안정 속에 집중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서는 1분46초31로 세계랭킹 13위에 처져 있다. 100m와 1,500m 또한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박태환의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 여부는 자유형 400m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마린보이 박태환(27)이 마침내 다음 달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한국 수영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8일(한국시간) 박태환에게 리우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자격이 있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수영연맹이 박태환을 포함한 8명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경영 종목 출전선수 명단을 국제수영연맹(FINA)에 제출했다.

대한수영연맹은 9일 “리우올림픽 경영 엔트리 제출 마감일인 8일 오후 FINA에 남자 3명, 여자 5명 등 8명의 선수 명단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누리꾼들은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환영하며 그의 선전을 기원하는 글을 많이 올렸다.

 

네이버 아이디 ‘레드나스’는 “정당하게 승소해서 자비로 가는 건데, 이 정도로 의지가 있는 거면 이젠 응원해주고 싶다. 잘 하고 와라”라고 격려했다.

같은 포털 누리꾼 ‘ey18****’도 “그동안 마음고생 했는데,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 출전하니까 정말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경기로 마무리 하길.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진심으로 격려합니다”라고 응원했다.

다음 이용자 ‘오늘’은 “박태환 선수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당연하지만 좋은 결과 있어서 다행입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박태환 선수 늘 응원합니다~”고 힘을 북돋아 줬다.

아이디 ‘14-15 김태우 이모’는 “박태환 선수~ 이제 근심걱정은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성적 내서 금의환향 하기 바래요~”라고 기원했다.

“어렵게 얻은 기회 유종의미를 거뒀으면 한다. 한때 국민들 사기를 엄청 올려줬던 좋은 시절을 떠올리며”(네이버 아이디 ‘소나무’), “축하합니다. 꼭 명예회복 하시고 멋진 마무리 하시길~”(네이버 아이디 ‘l02goot****’) 등과 같은 응원 메시지도 올라있다.

체육회 등을 비난하는 누리꾼도 많았다.

다음 아이디 ‘dolphin’은 “국가인권위원회는 박태환 선수에 대한 조직적인 인권 유린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고, 같은 포털 이용자 ‘부활’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청문회를 열어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라”라고 주장했다.

 

-박태환의 호주 생활 이모저모

박태환은 이번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한 곳은 호주 북동쪽 끝 부근에 위치한 작은 해안도시 퀸즐랜드 주 케언즈 였다.

이곳은 한인교포가 300여명 살고 있는 곳으로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까지 합치면 500여명 정도인 곳이다.

참고로 케언즈시는 인구가 15만 정도 된다.

박태환은 이곳에서 매일 수영연습을 하면서 한국 식당을 자주 들렸다. 그 식당 주인이 바로 반월신문 홍일호 발행인 첫째 딸, 지연씨가 운영하는 ‘밥집’이라는 곳이어서 호주 사회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박태환은 매일 이곳에 와서 점심과 저녁을 함께했다.

“박태환 선수는 뭐든지 잘 먹었어요. 그러나 맵고 짠 음식은 철저하게 가렸는데 야채위주로 식사를 하면서도 식사량은 일반인의 두 배가량 됐죠. 매운음식은 좋아하면서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쓰럽기도 했어요”

‘밥집’ 홍지연 대표의 박태환에 대한 소개다.

박태환은 가끔 고기를 먹을때도 있었는데 ‘밥집’에서는 돼지불고기와 제육볶음이라는 메뉴가 있었다. 둘 다 좋아했지만 먹을때는 돼지불고기 위주였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제육볶음은 양념과 소금성분이 들어가는 음식이어서 그랬을 거라고 추측했다.

 

박태환은 본인관리가 철저했다.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서 3시간 정도 수영을 하고 아침을 먹은 후 또 3시간 수영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 후에는 1시간 30분 정도 휴식을 취했다. 또 오후에 3시간 정도 수영을 한다. 그런 다음 ‘밥집’에서 저녁을 먹었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후 오후 9시~10시 사이에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은 그렇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수영으로 일과를 보낸 후 일요일이 되면 거의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나올 경우는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박태환은 숙소에 있을 때 무슨 게임인지는 잘 모르지만 게임을 하면서 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임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박태환식 휴식법이다.

케인즈에 살고 있는 한인교포들은 “매일 열심히 운동하는 박태환 선수가 이번 올림픽에 꼭 나가기를 간절하게 기원했는데 그 소원이 이뤄져 기쁘기 그지없다”면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된 만큼 꼭 금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호주 케인즈에서 한식당 ‘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홍지연 대표는 “직원들을 여러 명 데리고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느 날 박태환 선수가 찾아와 ‘밥을 먹을 수 있겠느냐’고 말해 깜짝 놀랐다”고 말하고 “교포들이 찾아와 인사를 나누면 반갑게 맞아주면서 사진도 함께 찍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나누는 등 참 착하고 순박한 한국청년 이었다”고 좋았던 인상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박태환은 고민이 많았다. 리우올림픽 출전여부가 불투명 하던 기간 동안 운동은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표정은 어딘지 모르게 어두웠다는게 현지 교민들의 설명이다.

그러다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는 발표가 있고 나서부터는 표정이 아주 밝아졌다는 것이다.

박태환은 호주에서 오늘(13일)까지 훈련한 다음 14일 한국으로 일시 귀국한 다음 17일 미국 올랜드로 가서 최종 점검을 마치고 리우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태환이 호주에서 수영을 연습하던 체육관은 고등학교체육관이었다. 숙소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다.

박태환은 이곳 고등학교 수영코치를 자신의 전담 코치로 영입했다. 그래서 호주를 찾은 것이고 이곳 케인즈에 숙소를 정하고 코치가 재직하고 있는 학교 체육관 수영장에서 리우를 향한 마지막 담금질을 했던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6월4일 호주땅을 밟았다. 그때는 리우올림픽행이 확정되지 않아 마음 한 구석 답답한 시기였는데 홍지연 대표가 운영하던 ‘밥집’이 큰 위안이 된 것이다.

거의 6주 동안 매일 ‘밥집’에서 식사를 해결한 것이다.

주말에도 답답할때는 ‘밥집’을 찾아 저녁을 먹고 한 두시간씩 놀다 가곤 했다고 홍 대표는 귀뜸했다.

박태환은 12일 아침에도 해안가를 뛰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박태환과 함께하는 5명의 전담팀은 박태환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며 박 선수를 밀착 경호하고 지원했다.

한편 박태환은 13일 호주를 떠나기 전 ‘밥집’ 가족들과 단체기념사진을 찍기로 했다.

박태환은 “밥집이 있어서 좋았고 누나 같은 지연 사장님이 있어서 좋았다”면서 “호주에 있는 동안 항상 가족처럼 챙겨준 ‘밥집’식구들을 잊지 못할 것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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