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경제학과 남경민 학생

4월이 어느덧 지났다. 우리에게 4월은 새 생명이 움트는 계절이면서 누군가를 그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 날 이후부터다. 찬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춘 아이들이 문득 보고파진다.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남경민 학생(사진)은 그 날 직후부터 아픔을 함께해왔다.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의 형제자매를 만나왔다. 아이들이 사고의 아픔을 딛고 사회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그들을 보살펴왔다. 그러나 그는 ‘정작 지원 계기는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휴학을 하고 나서 복학을 해야겠다 생각했을 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대외활동을 찾아봤습니다. 기업 서포터즈 같은 건 경험이 있어 ‘다른 일을 해야지.’ 생각하던 게 교육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어머니께서 청소년교육지도사셔서 그런지 그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세월호 멘토링 프로그램’을 만나게 됐습니다. 아픔을 겪은 아이들에게 ‘꼭 바른 길은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길은 안내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지원 계기는 평범했을지언정 그녀가 걸어온 지난 2년의 자취는 특별했다. 아니. 주목받으려 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일에만 충실하고자 했던 평범함이 그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사랑으로 무장한 그의 헌신이 점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다른 멘토들 속에 섞여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어느 날, 직원 한 분이 그를 찾아왔다. ‘한 아이를 전담으로 맡아 달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경민 샘이 너무나도 성실하게 프로그램에 임해주셔서요. 아이들도 경민샘을 잘 따르는 것 같고요. 경민 샘이라면 성실하게 이 아이도 잘 맡아주실 것 같아 부탁드립니다.”

‘어쩌면 한 아이에게 삶을 즐길 수 있는 나만의 길을 안내해줄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설렜다. 멘티와 인상적인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겠다 부푼 기대를 안고 시작한 일대일 매칭이었지만 생각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소위 중2병을 앓고 있는 아이였어요. 무슨 말을 해도 대꾸를 안 하는 것은 물론 어떤 때는 선을 넘을 때도 있어 힘들었습니다.”

그럴수록 아이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더 열을 올렸다. 아이의 사소한 것에도 관심 가져주고 반응을 보여주다 보니 어느덧 변화가 보였다.

“한 4개월쯤 흘러서였을 거예요. 하루는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다’면서 사적인 얘기를 꺼내왔습니다. 그때, ‘내 기다림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구나.’ 깨달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그는 아이들 개개인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아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끌어내는 멘토로 통했다.

그렇게 보람되게 1년의 멘토링을 수료하고 다시 학업 전선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아이들 곁을 찾았다.

“하루는 서울 광화문광장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아직도 세월호 천막이 그대로 있더라고요. 현재진행형인 ‘세월호’를 보고 아직 아이들에겐 제가 필요하다 싶어 다시 돌아오게 됐습니다.”

“돌아올 때, 제 앞날이 걱정됐던 것도 사실이에요. 4학년이니까 취업도 해야 하잖아요. 근데 너무나도 예쁜 아이들이 눈에 밟혔어요. 제가 꼭 필요한 때잖아요. 지금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맞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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