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 궁시루 유성규 사장

고소한 참기름 향이 솔솔 풍겨오는 아담한 떡집에서 천사릴레이 주인공을 만났다.

희망을 주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희사모) 김용배 회장의 적극 추천을 받아 간 곳은 상록구 본오3동에 위치한 떡집 궁시루였다. 떡집 사장인 주인공 유성규 사장은 극구 거절하던 인터뷰를 하게 돼 당황하고 어색해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기자의 설득으로 이내 마음을 풀고 인터뷰에 참여했다.

유성규 사장님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 남들은 푹 자고 있을 시간에 매일같이 부지런히 일어나 정성껏 만든 따끈따끈한 떡을 팔고, 주문을 받다가 잠이 참을 수 없이 쏟아질 오후에 잠시 눈을 붙이러 방에 들어간다.

가게 문을 연지 만 8년이 지났지만, 처음 가게 문을 열 때 시작했던 봉사가 이제는 인생의 일부가 됐다. 궁시루 개업을 하면서 하루 동안 다 팔지 못한 떡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소량이고 또 식은 떡을 보관하고 다시 데워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쉽사리 어려운 이웃에 공급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희사모 김용배 회장과 연이 닿아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계기가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개업했던 가게도 자리를 잡고 단골도 늘어 떡이 거의 남지 않게 되었지만, 떡 나눔을 멈출 수 없었다. 떡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어렵게 형제들을 키우시던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른 것이다. 한푼 두푼 아껴서 자식들 뒷바라지 하고, 당신들이 먹고 싶은 건 꼭 참아온 부모님의 얼굴과 어르신들이 겹쳐보였다. 또 어려운 시절 동생들을 챙기던 장남의 책임감과 그때 그리움의 감정이 지금까지 떡 나눔 봉사를 하게 만들었다.

유성규 사장은 봉사를 하면서 언론매체에 등장할 기회가 많았지만 “늘 그런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봉사를 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지, 가게를 홍보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돈을 많이 벌면 욕심만 늘어난다”며 지금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보내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한 달에 두 번, 갓 만든 뜨끈뜨끈한 떡을 박스에 담아두면 희사모에서 배급을 위해 가져간다. 가끔씩 많이 바쁘지 않을 때는 직접 배달을 가기도 한다. 희사모에서는 받은 떡을 도시락에 배분해 어르신들 집으로 직접 배달한다고 한다.

유성규 사장은 희사모로 가는 떡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달달한 떡, 주로 송편(꿀떡)으로 준비하고, 절편도 같이 드린다”고 말했다. 어르신이나 아이들에게는 찹쌀이 든 인절미 같은 떡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아들이 떡을 좋아해서 많이 집어 먹는데, 그녀석이 아토피라서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된다”며 “가게를 개업할 때 떡에 색깔을 입히는 인공색소를 준비했었는데, 아들에게 먹일 수 있는 떡을 팔아야 한다 생각해 인공색소를 다 버렸다”며 개업 준비를 하던 때를 추억했다.

유성규 사장은 “떡을 만들어도 희사모 회장님이 성실하게 잘 공급해 주시니까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은근슬쩍 희사모에 공을 돌리기도 했다.

“희사모 뿐만 아니라 평화의 집․양로원에도 공급하고, 또 지금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안산시생활체육회에도 나누는데, 공급을 맡아서 해줄 단체만 있으면 떡 제공이 가능하다”며 앞으로도 떡 나눔을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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