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1월 고잔동에 문을 연 ‘신의주찹쌀순대’, 빠른 입소문 나 예약 안 하면 기다리기 일쑤

갖은 한약재와 특제양념을 넣고 끓인 순댓국으로 손님들의 미각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 맛집이 있다. 여민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한파에 움츠러들기 쉬운 요즘 특히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안산 단원구 고잔동에 있는 ‘신의주찹쌀순대전문점(이상 ‘신의주’)’이다.

신의주는 2008년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처음 시작됐다. 2010년 구리 수택동을 거쳐 안산에는 올해 11월부터 자리를 잡았다. 서울에서 광고회사를 운영하던 김윤태 씨가 회사를 접고 열었다. 정직한 맛만을 고집하는 김 씨의 순댓국은 삽시간에 입소문이 났다.

김 씨는 원래 번듯한 광고회사의 국장이었다. 한창 경기가 좋을 때는 계약당 몇억씩 벌었다. 그러던 중 참여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사업의 위기를 맞았다. 당시 김 씨의 주 거래처가 아파트 회사였기 때문이다. 연일 계속되는 불황으로 결국 회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광고’라는 외길만을 걸었던 그에겐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미래 구상을 위해 산에 오른 지 한 달쯤 됐을 때, 순댓국 사업이 떠올랐다. 원채 순댓국을 좋아했었고, 유행을 타지 않는 사업의 성격은 그에게 제격이었다. 백지가 먹물을 빨아들이듯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배우고 깨우쳤다. 20여 년 동안 그를 잘 나가는 광고맨으로 만들어 주었던 카메라와 휴대전화는 이젠 사업 비결을 담는 귀한 노트가 되었다.

신의주는 광고맨으로 잔뼈가 굵었던 김 씨의 비결과 정직함, 내 가족의 밥상을 차린다는 정성이 한데 어우러져 안산의 명소로 이름을 날렸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손님들의 입소문을 탔던 첫 번째 비결은 단연 음식의 맛이다. 여느 순댓국과 뭐 그리 큰 차이가 있겠느냐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 씨는 다른 집과의 차별성을 고집한다. 고기를 삶을 땐 반드시 한약재를 넣어야 하며, 분말을 만들어 대충 구색만 갖추는 국물 맛은 지양한다. 번거로움을 덜자고 내장과 고기를 몽땅 넣어 한꺼번에 삶지도 않는다. “고기를 삶을 땐 고기만 넣고, 내장을 삶을 땐 내장만 넣어야 순댓국 깊은 본연의 맛이 나온다”는 지론에서다. 김 씨의 사업철학에 빗대자면 ‘음식 맛은 쏟은 정성에 정비례한다.’

반찬은 무생채·깍두기·양파·새우젓갈장을 내놓는다. 신의주에서 직접 만든 무생채는 순댓국과 같이 먹을 때 부드러운 목 넘김을 도와준다.

신의주는 모든 메뉴를 레시피화 한다. ‘어느 누가, 어디서 만들어도 같은 맛을 내야 한다’는 원칙에서다. 그리고 가맹점주들에게 완전히 개방한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업하는 이들끼리 서로 공생하고 같이 잘 살 길을 만들고 싶다”는 김 씨의 바람에서다.

신의주는 안산의 공공기관이 밀집한 단원구 당곡로 33(고잔동 528-1, 프라움시티) 1층에 있다. 그래서 그런지 빠른 입소문이 덕택에 식 때가 되면 손님들로 붐빈다. 여유롭게 갔다간 한참을 기다리기 일쑤다. 그래서 현명한 손님들은 예약을 한다. 문의 031-408-9951

갖은 한약재와 특제양념을 넣고 끓인 순댓국으로 손님들의 미각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 맛집이 있다. 여민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한파에 움츠러들기 쉬운 요즘 특히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안산 단원구 고잔동에 있는 ‘신의주찹쌀순대전문점’이다. 오만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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