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은 경 / 안산시의회 의원

신길역사 공원 활성화를 기대하며

단원구 신길동 1536번지 신길택지 개발지구 내 약 1만5천여㎡ 면적으로 조성된 신길 역사(歷史)유적공원은 2005년 택지개발을 하던 중 23기의 움집과 백자제기 외 486종 590점의 유물이 출토된 곳으로, 이후 LH공사에서 공원으로 조성하여 금년 6월에 안산시에 인계 되었다. 이 공원은 선사주거지 조형물 20기와 빗살무늬토기 조형물 등 48점의 시설물을 갖추고 있으며, 공원 조성 인수 과정에서 우리시는 전시관 건립 및 주차장 설치를 반복 요구 했으나 건축면적이 협소하고 시설물 훼손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은 아쉬움이 남아 있다.

암사동 선사유적지에 견줄 만큼의 고고학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홍보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우리 시민들조차 이 유적지의 존재 여부나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야간에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나 부랑자들의 쉼터로 전락하여 인근 주민들의 안전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뜻있는 지역주민들이 역사공원을 매개로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소통과 교류를 이뤄내고 있다는 것이다. ‘신길 좋은 마을 만들기 네트워크’와 샛별도서관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지역 네트워크 중심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공원 실태를 분석하고 신길 역사공원 활성화를 위한 마을음악회도 열며, 역사 유적 체험 학습 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 타 도시 사례지 방문, 사진전시 및 홍보 활동 등을 펼쳐 왔는데,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역의 소중한 공간을 지키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는 게 큰 의미가 있으며 더구나 청소년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이 함께 참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들이 지역의 건강한 활력원이 되고 있다.

이젠 우리시에서도 공원을 인수 받았으니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우선 시급한 시설 보완에 있어 문화 유적지의 특수성이나 시설관리(시민공원과)와 유물관리 (문화예술과)의 이원화 및 예산의 한계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단순 관리 보존의 틀에서 벗어나 장기적 비전으로 문화적 가치의 효율적 운영과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역사와 문화, 교육의 융합적 기능의 가능성이 충분한 유적지이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마다 브랜드가치의 차별화를 위해 역사 문화와 자연 환경을 특화시키고 전문화 시키는데 집중하는 추세인데, 이 신길 역사유적지야 말로 우리시의 가치와 정체성을 담아내는데 있어 스토리텔링의 기름진 역할을 톡톡히 해 낼 수 있다고 본다.

시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희망이미지 ‘문화예술도시 안산’이라는 기대치에 부응 할 수 있는 이 문화콘텐츠를 전략적으로 널리 홍보하고 활용해 보자. 한 예로 시티투어를 새롭게 엮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선사시대 유적지인 신길 역사공원에서 출발해 별망성지, 사세충렬문, 단원미술관, 안산읍성, 최용신 기념관 등 역사의 흐름을 연계한 테마 기행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적지의 공간적 배열이나 시설 보완을 통해 역사교육 체험의 장으로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운용도 가능할 것이며, 신길동 주민들의 문화공간이자 지역축제의 장으로서 공동체 활성화의 동력원이 될 수도 있다.

지하에 묻혀 잠자고 있던 인류의 시작 역사가 햇빛 밖으로 나왔다. 정적이고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상징적 기능을 넘어 우리 시민들에게 정주의식을 함양하고 문화와 역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신길역사공원의 입체감을 위한 민관 협력과 공유의 역할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