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長인터뷰 공정옥 대표

首長인터뷰 공정옥 대표

“소비자 운동 통해 ‘안전·투명성’ 확립에 앞장서겠습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리는 찬바람이 세차게 불던 11일 오후. (사)안산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의 공정옥 대표를 만나기 위해 단원구 고잔동 안산농협중앙회를 찾았다. 현재 소시모는 농협건물 4층에 위치하고 있지만, 창립 당시였던 92년에는 3평의 아주 작고 허름한 공간에서 시작했다.

허나 지금은 안산시와 안산농협중앙회의 관심과 배려로 보다 넓고 쾌적한 사무실에서 교수,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위원, 운영위원들과 함께 연구하고 성장하며 ‘소비자주권’과 ‘소비자의 알 권리’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국적으로 저명한 시민단체가 됐다.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에도 사무국장을 비롯한 간사 분들과는 인사를 나눌 여유도 없을 만큼 ‘1372’ 소비자 상담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젊은 기자가 둘이나 왔다”며 반갑게 맞아 준 공 대표는 따뜻한 녹차를 대접하고 소시모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특히, “언제까지 안산시와 안산농협중앙회에서 마련해준 이곳에서 신세질 수만은 없다”며 “서서히 소시모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를 위해 이달 13일에는 소시모 21주년 후원 행사를 안산대학교에서 갖는다고 했다.

안산시민과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난 21년 동안 쉼 없이 내달리며 전문성과 행동력 있는 소비자단체로 자리매김해온 소시모에 대해 공정옥 대표와의 일문일답 형식으로 지면에 소개한다.

 

 

▲’소시모’에서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소시모는 안전성, 투명성, 지속성이라는 3가지 큰 활동 축을 근거로 하여 자발적인 소비자운동을 통해 소비자 주권을 확립하고, 소비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3가지 활동 축을 실현하기 위해 ‘1372’ 소비자 고발 상담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비자 대학을 통해 소비자 관련 정보와 각종 피해사례 대처법 등을 교육하고, 이 외에도 소비자문제 조사연구와 캠페인, 에너지·자원 효율화 사업, 여성·청소년 발전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출판사업을 통해 정부의 소비자 관련 정책변화와 지역 현안을 분석해 소비자에게 신속·정확하게 정책을 알리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소비자운동의 성과가 있다면.

“1998년 IMF 금융경제위기 당시 소비자고발을 통해 교복 값이 너무 비싸 학교를 못 보내겠다는 어머니의 하소연을 고민하다 ‘교복 대물려주기’ 행사를 중앙체육관에서 4일간 진행했는데 7천여 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성공적인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또 안산시의 먹을거리에 대해 유통기한조사와 원산지조사를 꾸준히 하면서 10일에서 100일이나 유통기한이 지난 가공식품들이 판매되는 것을 적발해 유통질서를 바로 잡았으며, 1996년에 곡류에 대한 실량조사를 통해 유통되고 있는 ‘쌀 20Kg’ 제품이 실제 양보다 적다는 것을 밝혀내면서 전국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고기정량실태조사를 실시하면서 제각각이던 ‘고기 인분 당 가격제(예:삼겹살 1인분, 9,000원)’를 보건복지부로 하여금 2013년 1월부터 ‘고기 100g 표시 표준화(예:삼겹살 4,500원/100g)’로 개선토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 주유소 가격에 관심이 많은 듯한데.

“현재 관내 모든 주유소의 가격과 시설, 위생, 장비, 직원 교육 상태 등을 점검해 주유가격을 알리고 있는데, 안산의 주유가격은 강남, 분당과 맞먹을 정도로 비싼 상황이다. 관내 주유소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인근 도시와 비교해 안산은 턱없이 주유소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43만의 화성시는 주유소가 213곳, 시흥시도 100곳에 달하지만 우리시는 74곳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타 도시에 비해 주유가격이 비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조사를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선택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정보대학’도 궁금한데.

“소시모의 ‘소비자정보대학’은 1998년 4월에 안산시민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알권리와 교육의 보편화를 위해 개설됐다. 2007년에 7월에는 평생교육원으로 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1,000여 명의 동문이 지역사회 곳곳에서 활발하게 역량을 펼치고 있다. 보통 3개월 과정으로 매주 목요일 안산농협중앙회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교육은 소비자운동의 방향과 소비자보호법, 안산시 환경문제실태와 대책 등이 있으며, 교육을 통해 현명한 소비자가 되도록 하고. 교육과정에서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소비자시민의식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힘든 일도 많았을 텐데.

“보시다시피 직원이 모두 여성들이다. 폭언·폭력에 대해 약자들인데 일부 업체에서 항의방문하는 과정에서 겁박을 주는 경우가 종종 발생되긴 한다. 특히, 주유소가격안내 현수막과 관련해 비싼 주유소 5곳과 가장 저렴한 주유소 5곳을 선정해 비교하는 현수막을 내건 적이 있었는데, 가장 비싼 주유소로 선정된 주유소의 직원들과 항의 방문한 업체주인이 우리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이후 직원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현재는 저렴한 주유소의 가격만 게시하고 있다. 또, ‘1372’ 대표 소비자 상담 전화에서도 폭언도 끊이질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민원을 접수하고, 불만을 해소해주는 곳인데, 오히려 원하는 방식의 보상이나 응답이 아닐 경우 폭언을 일삼아 직원들이 걱정된다, 상담사들이 무슨 잘못인가. 부디 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욕설·폭언은 자제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앞으로의 운영계획과 시민들께 한 말씀.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해 에너지절약실천교육과 녹색생활실천교육, 표준화세미나, 석유세미나 등 단순 소비에서 벗어나 실천과 국가의 정책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육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그동안 소시모가 안산에 개소한지도 21년이 되었습니다. 지역의 현안과 소비자의 피해구제를 위해 설립된 소시모는 전문성과 객관성, 투명성을 갖춘 소비자운동을 실천하고자 노력했고, 많은 성과를 이뤄왔습니다. 이제 소비자가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의 주인이 될 때까지 소시모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격려와 후원이 필요합니다. 소시모를 이끌어주실 ‘서포터즈’가 되어 소비자주권시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도약을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 소비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용호 기자 yong@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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