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석 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조직팀장

▲ 전국 12개 광역 단위의 실행위원 발표를 하루 앞 둔 토요일 오후 비가 내리는 상록구 부곡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윤석규 조직팀장은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보다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가 더 높다는 것은, 안철수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지속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지만 신당이 창당될 경우 좋은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강희택 기자

윤 석 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조직팀장

“국민들은 여전히 안철수 의원 중심의 새정치를 원한다”

내년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 때 대통령 후보였던 안철수 국회의원(무소속)은 내년 지방선거 최고의 변수로 떠올랐다. 사실, 존재는 이미 상수(常數)며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변수(變數)일 뿐이다. 진짜 신당을 창당할지, 한다면 언제 누구와 함께 할 지, 어느 지역에 후보를 낼 지, 어떤 정체성을 나타낼지 등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 대한 논의 구조체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소장 장하성)의 윤석규 조직팀장을 만났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제법 거셌던 9일 토요일 오후, 상록구 부곡동의 한 커피숍에서였다.

‘정치 논객’으로서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기성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자주 표현하곤 하는 윤석규 팀장은 “박근혜 정부는 아버지 통치스타일의 영향으로 과거 지향적이기 때문에 곧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며 “지지율이 50%에 머무르는 것은 과거 집권 초기 김대중 대통령의 80%에 비하면 매우 저조하고 그 또한 대부분 고령층의 지지율이 많이 반영된 착시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안으로서의 야당’ 민주당에 대해서는 “견제도 대안제시도 둘 다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비판하며 그 원인은 바로 “민주당이 여러 세력이 모여서 만들어진 연합정당으로서 힘이 하나로 모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안철수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났던 ‘신드롬’이 현재 국회의원으로 입성한 안철수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에 머무르지 않고, 안철수 의원을 통해 기대했던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으로 확산돼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가 있던 바로 다음 날,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전국 광역단위 실행위원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특히 경기도 73명의 실행위원 중 안산 출신 6명이 포함됐다. 안산내일포럼의 신윤관·전종훈 공동대표를 포함해 최현수 사무처장, 심영배 조직국장의 이름이 올랐다. 노무사인 정무길 씨도 포함됐다. 무엇보다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박주원 전 안산시장(민선4기)이 이번 인선 명단에 올랐다는 것이 큰 관심사다.

아직 구체적인 실체가 보이지 않는 가칭 안철수 신당의 윤곽을 이번에 발표된 실행위원들을 통해 가늠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자연스럽게 내년 지방선거 후보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석규 팀장은 “실행위원 모두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그 비중은 약 절반 정도에 머무르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이번에 발표된 실행위원들에게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미 신윤관 안산내일포럼 대표가 안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바 있는데다가 박주원 전 안산시장의 재출마 선언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에서 향후 ‘조직 내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핵심인 40여 기획위원의 한 명으로서, 또 조직을 구성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조직팀장으로서 윤석규 팀장은 정작 자신은 내년 선거에 직접 출마할 일이 없다고 분명히 한다. 다만, 조직이 창당을 하게 될 경우 ‘좋은 정당’이 되도록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다짐하는 윤석규 팀장을 만나, 안철수 현상과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2012년 총선 이후 사업을 준비하던 중 9월 말 당시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출마선언이 나올 무렵 예전부터 교류해 오던 장하성 교수(현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의 제안으로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 이후 장하성 소장과 함께 정책을 담당하며 정무 보좌역할을 했다.

약 한 달 보름 후, 안철수 후보가 사퇴할 때까지 큰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후 안철수 후보와 만나 대선캠프에 대한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 정치적 견해를 나누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안 후보가 ‘나중에 정치를 다시 하게 되면 도와 달라’ 했고, 안 후보가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다시 캠프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때도 마찬가지로 이미 선거 승리는 확실했기에, 당장의 보궐선거 보다는 그 이후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5월부터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기획위원으로 임명돼 비상근으로 일하다가 조금씩 역할이 커져 10월 재·보궐선거 대책팀장을 맡아 후보들을 발굴하고 전략을 수립했다. 하지만, 선거 규모가 축소되면서 불참을 결정했고, 다시 연구소를 개편하면서 현재는 조직팀의 선임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나. 하루 일정은 보통 어떻게 진행되나.

여의도로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움직인다. 대부분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한다. 오전은 주로 팀장 회의가 진행되며 오후에는 현장을 돌다가 바로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주에는 경북 영주를 시작으로 제주도와 전주, 대전을 돌며 광역 단위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지역 현안을 파악했다.

최근 지방 출장을 많이 다니며 광폭 행보를 하는 중이다.

 

 

▲ 박근혜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나.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랄까 영향력이 커서 국가 통치에 있어서도 아버지가 과거에 추구했던 것에 심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모든 것이 전반적으로 과거지향적인 통치스타일을 나타내게 된다. 대국민관에 있어 귀를 막고 있고, 야당을 파트너로서 인정하지도 않는다.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대부분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탕평책을 쓴다. 그러다 임기 후반이 되면 마무리나 보은을 위해서라도 동향 출신이나 측근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취임 초기 경북 출신의 김중권 비서실장으로 시작해 임기 말 박지원을 임명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도 의정부의 문희상 비서실장으로 시작해 마지막은 측근인 문재인으로 마무리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탕평책에 대해 앞으로 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통합형 인사정책에 대해 기대할 수 없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현 지지율 수치가 50% 중반으로 높지 않은 편이며 그나마도 고령층의 지지로 인한 착시현상이다. 이명박 때처럼 바로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안심할 수 없다. 위기가 빨리 올 것이다.

 

 

▲ 민주당으로 출마했었는데, 현재 당적은.

당적은 올 봄 보궐선거 이후 탈당계를 제출해 정리했다.

 

 

▲ 민주당의 최근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건 등 민주당에 호재가 많았지만 잘 살리지 못했다. 제대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둘 다 불만족스럽다.

야당의 견제 역할을 잘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리더십 문제를 들 수 있다. 단순히 대표의 리더십이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자체가 여러 세력들의 연합 정당이다 보니, 하나의 울타리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파와 계파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다보니 어느 한 세력도 힘 있게 이끌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화성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전 대표를 세우지 못한 것이 김한길 대표의 역량 부족이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것을 나타내는 한 예다. 화성시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과 박근혜 후보의 격차가 10% 이내였던 반면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30% 이상이었다. 이를 인물론에 의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보다는 민주당을 대안적 수권 정당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 가칭 ‘안철수 신당’에 대해 얘기해보자.

먼저, 지금까지 안철수 신당과 관련해 언론에 보도된 것은 모두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다. 최근 나오고 있는 창당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정과 관련해서는 거의 모두 오보다. 그만큼 내부에서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첫째, 안철수 의원을 중심으로 창당을 포함한 정치세력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과 둘째, 내년 지방선거에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는 대원칙 외에는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 앞의 두 원칙을 전제로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전반적인 로드맵에 대해 발표할 것이며, 그 후부터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인재영입 작업은 어느 정도 성과가 있나.

지난 9월 1차로 호남지역 실행위원을 발표한 데 이어 10일(일요일) 전국 광역 단위의 실행위원 5백여 명을 추가로 발표한다. 이 중 경기도 내 70여 명이 인선됐으며 안산 출신도 5~6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단, 실행위원이 모두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는 아니다. 안철수 의원의 정치에 공감해서 참여하는 것이며, 그 중 내년 출마자는 약 50%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 공천제가 폐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결정할 수 없다. 이번에 인선된 실행위원들에게도 아무런 약속을 한 바가 없다.

 

 

▲ 개인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는 어떻게 준비할 예정인가.

직접 출마 계획은 없다. 연구소 ‘내일’의 기획위원으로서 창당 혹은 정치세력화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창당이 된다면 내년 지방선거와 이후 있을 보궐선거를 잘 준비해서 가칭 안철수 신당을 좋은 정당으로 만들어, 많은 후보들을 당선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

개인 출마와 관련해서는 현재 한국정치가 6개월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먼 얘기를 미리 꺼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 내년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나.

현행 제도가 변경되지 않는다는 전제로 광역단위를 우선 예측하면 호남 3곳과 영남 중에서 부산시장은 신당이 이길 것으로 본다. 다른 지역도 가급적 후보를 내서 2등이라도 하겠다는 전략이다.

수도권이 복잡한데, 먼저 서울시장은 박원순 현 시장이 민주당으로 나온다고 하니 다각적인 협의가 필요해 보이고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는 후보를 준비 중에 있다.

안산의 경우 경기도와 연동돼, 조정이 되거나 단일화나 지역분할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에도 나타나듯이, 안산시장의 경우에도 3파전이 되면 신당이 1등 혹은 2등을 할 것이며, 민주당은 3등을 하게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국민여론을 보면, 여전히 안철수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보다 가칭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가 높다. 이는 소위 ‘안철수 현상’이 사그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는 것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기성의 낡은 정치보다는 새로운 정치의 출현을 바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산시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국민과 시민들의 기대에 실망시키지 않도록 지방선거 준비 잘해서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 드리겠다.

 

 

/ 강희택 기자 kkang@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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