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근 서 경기도의회 의원

▲ 와동·선부3동을 ‘아파트, 종합병원, 은행’이 없는 부정적 ‘3무 마을’이 아닌 ‘공해 없는 환경, 빈곤 없는 복지, 범죄 없는 안전’이라는 긍정적인 ‘3무 마을’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양근서 도의원은 스스로 ‘젊은 느티나무’가 되고자 한다. “어느 지역이나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가 있어 정신적 지주 역할과 함께 안식처이자 버팀목이 된다. 아직 내가 당산나무는 아니지만 그 역할을 하고 싶다.”는 양근서 의원이다. / 이용호 기자 yong@banwol.net

양 근 서 경기도의회 의원

“혼자가면 빨리 갈수 있지만…함께 가면 더욱 멀리 갑니다”

와동·선부3동을 지역구로 하는 양근서 경기도의원은 최근 ‘생활임금’이라는 아주 의미 있는 개념을 조례로 대표발의하며 그 적용방안에 대한 토론회까지 진행하는 등 ‘머리’와 ‘발’이 제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다.

‘생활임금’은 1인 생계비 기준인 최저임금에 비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수준의 임금으로,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영국, 심지어는 방글라데시와 같은 아시아권에서도 꽤 오래전부터 제도화되고 있는 제도다. 경기도의 경우 최저임금의 150%를 생활임금으로 제시하고 있다.

‘젊은 느티나무’를 표방하고 있는 젊은 정치인의 스마트한 면과 서민의 삶을 지키고 보듬는 당산나무의 듬직함이 잘 어우러진 조례이자 행보라는 생각이다.

평소 축구도 좋아하고 짬짬이 자전거도 타면서 종종 등산도 하는, 그러면서도 술을 좋아해 늘 여러 자리에 함께 하고 싶어 하는 정치인 양근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지역구를 ‘아파트, 종합병원, 은행’이 없는 부정의 ‘3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공해 없는 환경, 빈곤 없는 복지, 범죄 없는 안전’이라는 긍정의 ‘3무’로 재창조시키고자 하는 양근서 도의원.

그가 생각하는 도의회는, 정치는, 선거는 어떠한지 들어 봤다.

 

 

▲ 근황은.

항상 그렇듯, 회기 중에는 의정활동에 바쁘고 지역에서는 내년 6월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다니며 분주하게 살고 있다.

요즘에는 지역 내 각종 단체들의 체육대회 행사들이 많아 주민들을 뵐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특히, 주말에 행사가 많아 조기축구회부터 시작해 각종 행사를 다니다보면 평일보다 더 바쁘다.

당내에서는 민주당 대변인을 맡아 집행부에 대한 대응전략과 새누리당과의 협력 혹은 대응관계를 함께 논의하는 지도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 직접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아는데.

조기축구도 하고 있고 자투리 시간에는 자전거를 탄다. 등산도 좀 하고, 술도 좋아해서 자리가 많다.

 

 

▲ 회기가 시작됐다. 행정사무감사가 있어 아주 중요한데.

먼저, 경기도 재정 문제와 관련해 재정파탄까지는 아니지만 재정위기 상황인 것은 맞다. 세수가 급격하게 많이 줄었다. 가정에서 살림살이를 할 때, 남편의 수입이 줄면 거기에 맞춰 지출해야 하는데, 김문수 도지사 7년 동안 이 살림살이를 제대로 못했다.

세수가 준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전체 세수 중의 약 40%를 차지하는 취·등록세가 줄었고 둘째,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지자체의 문제지만, 복지 지출이 늘면서 중앙정부에서 감당해야 할 복지비용을 지방정부에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거래 침체나 중앙정부의 복지비용 전가가 많아진 것이 비단 경기도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여기에 대비해서 불요불급한 예산은 줄이고, 민생에 필요한 예산만 긴축적으로 재정했어야 했다. 김문수 도지사는 그것을 하지 못했다.

재정문란 상태가 맞을 것 같다. 그 책임은 김 지사에게 있다. 살림살이 못했고, 재정운영능력이 부족했다.

10월에 집중적으로 추가경정예산을 다루며 충돌했던 문제 지적도 그것이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분야별 상임위별로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적하게 될 것이다.

 

 

▲ 소속인 도시환경위원회에서 들여다 볼 부분이라면.

작년 행정사무감사 때 대규모 토목·건축·건설 사업에 대해 구조조정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지 않으면 재정폭탄 상황이 온다는 우려였다.

경기도 각종 하천 정비사업의 경우, 생태하천 복원, 생태하천 조성, ‘고향의 강’ 사업까지 유사한 이름의 비슷한 하천 정비 사업이 많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그와 연결된 지류 하천사업을 여러 이름으로 숨겨서 진행한 것이다. 더구나 중앙정부가 사업비를 전액 지출하지 않고 매칭사업으로 추진했다.

이때 광역 행정 단위인 경기도가 적절하게 “우리는 못 하겠다”거나 “전액 국비로 하라”며 거부했어야 했지만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지류 하천 사업에 대한 통제가 안 됐다.

벌어들이는 세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으로, 수년 내에 엄청난 재정위기가 올 것이다.

올해도 다시 하천 정비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행정사무감사가 될 것이다.

내가 제안했던 내용이 박근혜 정부 들어와 일부 받아들여진 부분이 있다. 바로, 국토해양부나 환경부 사이에, 부처 간 이기주의처럼, 비슷한 이름으로 진행되는 사업들로 인한 예산 중복,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었고, 이에 대해 박근혜 정부에서 협업과제를 지정해 중복 혹은 유사한 사업은 통폐합해서 일관되게 추진하라는 지침이다. 경기도 내에서도 그 시책에 맞춰 하천 정비 사업을 구조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하천 정비사업 자체가 문제가 많아 보인다.

주먹구구식이다. 막대한 예산만 퍼붓는 토건사업일 뿐으로, 이명박 정부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생태하천이라는 것은 인공적인 조형물 없이 말 그대로 자연생태계가 자연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어야 하지만, 너무나도 많은 인위적인 조형물이 많이 들어간다.

뱀이나 개구리처럼 원형종이 살아나는 생태하천이어야 한다. 시멘트 포장에 의해 덮이고 죽고, 이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렇다고 수질이 좋아진 것도 없고.

 

 

▲ 보궐선거로 의회에 입성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났다. 스스로 평가한다면.

먼저, 시민들이 도의회에서 도의원들이 뭘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동네 하수구가 막히면 시의원을 찾고,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살기가 팍팍해지면 국회의원을 찾는다. 도의원은 그 가운데에 끼어 있는 일종의 샌드위치 같아서, 뭘 하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고, 그만큼 중요한 역할도 있는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화정천의 경우, 400억을 지출했지만 만족감을 못 주고 있다.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합쳐지면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반면, 선부3동쪽 둔치는 비어있는 상태였다. 이대로 방치하지 말고, 포장하지 않은 채 자연산책로로 두자고 제안했다. 그럼 이동도 분산되면서 안전사고 는 줄고, 하천 자체를 친수적(親水的으)로 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일을 하려면 시비만으로는 어렵다. 도비를 확보하면서 가능해졌다.

와동체육공원 물놀이장의 경우도, 와동과 선부3동이 인구는 많은데 변변한 문화체육 시설이 없다. 젊은 맞벌이 서민 부부들이 많아 가까운 곳의 물놀이장은 숙원사업이었다. 하지만 시비만으로는 모자라 국비를 요청했지만 심의에서 여러 번 떨어지며 추진이 안 되고 있었다. 그것을 내가 도의원이 된 후 도비랑 매칭시키기로 협의해 5억 원을 편성하면서 가능해졌다.

경기도청 예산만 16조, 경기도교육청 12조까지, 거의 27조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심의하는 권한이 우리에게 있다. 중요한 역할이다.

다만, 지역사회에서는 샌드위치로 인식 활용도가 낮다. 모니터링이 잘 되지 않는 도의원 자리는, 편하게 놀고먹겠다면 그만큼 쉽고, 반대로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으면 정말 할 일이 많은 위치다.

 

 

▲ 선거 공약에 ‘3무(無)마을’이 있던데.

우리 지역은 예전부터 소득이 낮아 아파트, 종합병원, 은행 이 3가지가 없다는 ‘3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많았다. 나는 거꾸로 역발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없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오히려 없어서 좋은 마을을 만들자며 ‘공해 없는 환경마을’, ‘빈곤 없는 복지 마을’, ‘범죄 없는 안전마을’을 꿈꿨다.

실현하는 방식으로 마을지역공동체를 제시했다. 경기도 정책 중 생활환경복지마을 사업에, 지역 주민들과 공동으로 기획하고 공모해서 시비와 도비 1억5천만 원을 편성했다. 현재 와선마을이 추진하는 것으로, 지역 내에서 나오는 모든 재활용 자원은 우리가 스스로 모아서 분리하고 처리해서 수익을 내자, 그것으로 일자리도 만들고, 수익금은 다시 마을로 환원해서 학교나 경로당 시설 보수도 하자는 것이다.

주민들 스스로가 기획한 공모사업을 가지고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시범적으로 설치하기도 하고, 화정동의 경우 마을입구에 버려진 공터를 쌈지공원으로 만들기도 했다. 굴다리에 벽화작업도 추진하는 등 사업을 진행하면서, 관(官) 주도가 아닌 주민들이 스스로 창의적으로 상상하고 협의하고 아이디어를 모아 공동체 경험을 하는 것이 의미가 크다. 그렇게 훈련이 되고 나면 비전이 보이고, 전체 사업이 끝나고 나면 획기적인 정책사업도 가능해질 것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비록, 2년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며, 이후 확대 재생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 평소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광역의원인데, 내년 지방선거가 새누리당에 굉장히 유리한 국면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현재까지의 흐름이나 여론을 보면 맞는 말이라 생각한다. 특히 최근 화성 등 재·보궐 선거의 결과에도 잘 반영돼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후보가 누구인지 안산시장 후보가 누구인지와 연동돼 바람의 여향이 클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내년 6월까지는 아직 7개월여라는 시간이 남았다. 여론이든 정치지형이든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들 하는데, 불통과 독불장군 등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현명한 국민들이 알아차릴 것이다. 최근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듯 국정원이나 군 당국의 대선개입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보통 대통령 집권 후 1년 정도는 허니문(honey moon) 기간으로 넘어가지만 공작정치뿐만 아니라 경제도 좋지 않고 살림살이도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어 심판론이 일 것으로 기대한다. 양식 있고 뜻있는 국민들의 저항이 있을 것이다.

또한, 중앙 정세에 의존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동안 벌려 놓은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구상했던 것들을 이어나가면서, 비전과 능력을 갖춘 성실한 정치인을 재신임해 달라 요구할 것이며, 주민들이 이를 알아줄 것으로 기대한다.

 

 

▲ ‘젊은 느티나무’를 상징화하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와동과 선부3동을 갈라 흐르고 있는 화정천이라는 지형적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주변의 가로수가 대부분 느티나무다. 또, 어느 지역이든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가 있다. 여름에는 그늘막을 통해 쉼터가 되기도 하고, 마을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고사를 지내는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한다. 안식처이자 버팀목이다.

내가 아직 당산나무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존 정치인과는 다른 모습이고 싶다. 지역공동체에 집중하는 이유도, 단순히 예산만 끌어오는 정치인이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비전을 만들고 그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정치인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공유하며 그에 필요한 자원을 연결하는 것이 정치다.

더불어, ‘혼자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평소 신념도 밝히고 싶다.

 

 

▲ 시민들에게 인사 한 말씀.

정치가 여전히 꿈과 희망을 주고 있지 못하다. 분노와 불신이 많다. 하지만, 모든 문제의 원인이자 열쇠는 정치라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현장 정치인들을 통해 꿈과 희망을 현실화시켜야 한다.

무조건적인 비판보다는 정치가 잘 돼야 민생도 풀리고, 우리의 비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정치라는 생각으로, 비록 부족하지만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강희택 기자 kkang@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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