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양 현 /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장마철 건강 관리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철. 우리나라의 기후가 이제는 아열대 기후로 점차 바뀌면서 장마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장마철에 건강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자칫 식중독에 걸리거나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다. 또한 피부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 몇 가지 건강 수칙을 알고 시행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습도와 기온이 높은 상태에서는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다. 장티푸스나 세균성 이질의 번식이 늘어나며, 특히 구름이 드리워져 햇빛이 없는 상태는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므로 음식이 잘 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고, 남은 음식은 가능한 먹지 않으며, 보관할 경우에는 끓이거나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회나 육회와 같은 날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혹시 먹더라도 삶거나 뜨거운 불에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음식물 부스러기나 쓰레기는 당일 치우도록 한다.

또한 남성의 경우 면도기의 관리도 필요한데, 면도 후에는 흐르는 물에 면도기를 씻고 잘 건조해 주는 것이 좋다. 자칫 오랜 시간 면도기가 오염된 경우에는 모낭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음식을 담는 그릇이나 냄비, 도마, 행주, 식칼 등의 관리도 필요하다. 특히 날음식을 조리한 뒤에는 뜨거운 물로 식기류를 소독하는 것이 세균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며, 도마나 행주도 정해진 사용 기간을 지켜 쓰고 교체하도록 한다.

또한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고 햇볕이 적기 때문에 곰팡이에 의한 진균성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평소 무좀이 있는 경우 발 바닥을 잘 건조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어서 땀을 잘 배출해주고 공기가 잘 통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좀을 습진으로 오인하여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를 경우, 오히려 피부 병변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집에만 있다 보면 활동량이 줄고 이로 인해 몸 여기저기가 오히려 아플 수 있다. 특히 장마철은 저기압의 영향을 받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평소 아프지 않았던 관절에서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장마철에는 실내에 있더라도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실내 자전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신체를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이는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울한 기분을 없애는 데에도 도움이 되므로 가능한 자주 시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햇볕이 날 때에는 잠시라도 실외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햇볕을 통해 피부에서 비타민 D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울증이나 면역에도 도움이 되며, 일주일에 2~3회 약 15분 정도 햇볕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 D가 만들어진다. 자칫 장마철에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쉬운데, 햇볕에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조량이 줄어 들면서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 들고,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활성화되면 나른하고 졸린 느낌이나 우울한 기분이 지속될 수 있다. 장마철에는 아침에도 해가 가려져 어둡기 때문에 일찍 잠에서 깨지 못하고 그에 따라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생체리듬이 깨져 우울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이럴 때에는 밖에 나가 운동을 하거나 햇볕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장마철에 발생하는 우울증은 보통 비가 그치고 날씨가 다시 맑아지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마가 끝난 후에도 보름에서 한 달 이상 우울한 기분이 계속된다면 병원에 찾아가보는 것이 좋다.

정리하자면, 장마철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지키자.

주소: 단원구 고잔1동 516번지

전화: 1577-7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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