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준 경기도의회 의원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로 온 나라가 기뻐했다. 과거 몇 년까지만 해도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던 우리 국토였는데, 이제는 세계가 인정하는 친환경, 클린 성장의 대표 주자라는 자리를 공식화했다. 급성장 속에 너무나 많은 성장통을 가진 역사 때문에 사무국 유치라는 사실 자체가 세계를 놀라게 할 또 하나의 기적으로 여겨졌다.

안산은 많은 면에서 GCF유치 이면에 극적으로 드러나는 기적의 구체적인 실현체이다. 비록, 유치는 송도로 결정됐지만 안산은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성장, 환경오염, 시행착오와 갈등, 극적인 극복, 새로운 성장패러다임의 실천 등 롤러코스터적 사연을 모두 담고 있다.

세상의 어떤 누가 들어보아도 공감하고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스토리를 안산보다 더 많이 가진 곳이 있을까? 작가에 의해 또는 전략가의 기획을 통해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살아있는 역사를 통해 안산만이 그 이야기를 체험으로 풀어낼 수 있다.

안산의 도시 역사는 스마트허브 조성으로 시작됐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극적인 산업화와 기적이라 불리는 성장 속에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가 닮고 싶어하는 모델의 주인공, 국가의 기간산업을 일으킨 동력, 산업도시 형성의 대표 모델, 환경개척의 시범, 환경오염의 대명사, 노동에 얽힌 사람 사는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은 안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안산은 GCF 사무국 유치의 증거이고, 새로운 녹색미래의 모습을 제시하는 이정표이다.

준비는 되었는가? 안산은 이제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나가야 한다. 그간의 스토리가 극적인 만큼, 앞으로의 이야기와 그 주제는 어느 누구보다도 창의적이어야 한다.

새로운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사람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중심’의 성장, ‘사람중심’의 경제, ‘사람중심’의 과학기술, ‘사람중심’의 도시 스토리. 그러한 스토리가 누구나가 듣고 싶어하는 자랑할 만한 패러다임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사람중심’은 바로 그 ‘먹고 살자고 지금껏 열심’인 삶의 지향점에서 벗어나 ‘내가 좋아서 만드는 차별화된 주관적인 행복’을 삶의 무대중심에 두는 인식전환을 의미한다.

안산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경제과학기술 위원으로 도 의정활동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중심’의 스마트 경제를 이끌어나갈 과학기술에서 그 답을 찾고 싶다.

이제는 “1등 과학기술, 최고의 효율성 추구”가 아니라, “차별화되는 나의 존재 실현욕구와 닿아 있는 나의 행복”이 실생활의 우선순위가 되었고, 이러한 욕구를 챙겨주는 기술만이 대접을 받는 시대로 바뀌었다.

따라서 우리지역의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전략과 먹거리 전략도 스마트경제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꾸어나가야 한다. 다행히 안산은 20여 년 전부터 이 흐름에 적응할 수 있는 인프라에 투자해 왔고, 이를 대표하는 것으로 안산사이언스밸리의 조성과 서해안의 녹색첨단 도시개발 계획을 꼽을 수 있다.

단순조립이나 하청 중심의 중소기업 구조가 다소 고도화되었지만, 이제는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둔 제조업 강자를 이끌 새로운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스마트경제가 지향하는 ‘사람중심’의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한편,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준비된 안산사이언스밸리와 서해안권 발전계획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체계화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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