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상록구 사동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경기테크노파크(이하 경기TP)가 올해 처음으로 경기도의회에서 행정사무감사를 받았다.

경기도 명칭을 사용하면서 안산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경기TP는 지난 1998년 11월, 처음 개원 당시에는 (재)안산테크노파크라는 명칭으로 시작은 했으나 이후 2003년에는 (재)경기테크노파크로 명칭을 변경하며 경기도권을 상대로 활동하는 기관임을 천명했다.

그동안 경기TP는 경기도에서 예산 지원을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회로 부터는 행정사무감사를 받지 않고 안산시의회와 지경부 감사만 받았다.

하지만 12일 오전 10시 테크노파크 개원 이후 올해 처음 경기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받게 된 경기TP는 감사 시작부터 원활한 진행이 되지 않아 도의원들로 부터 질책을 받아야 했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첨단 산업 선도와 기술혁신 거점 역할 수행, 지역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함을 기관의 존립 목적으로 두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첨단 산업을 선도하는 기술혁신과 확산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는 경영 이념을 내세우고 있는 경기TP는 원대한 이념과는 달리 현실은 너무나 초라했다.

행정사무감사가 실시될 예정인 경기TP 2층 소회의실에서는 이날 오전 10시가 지나도록 행감을 시작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어이없게도 경기TP 소회의실의 방송 시스템에 문제점이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행감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질의를 펼치는 의원들과 피감 대상자들의 육성을 녹음해야 한다. 녹음은 행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현장 행감을 위해 경기TP에서는 지난주 이미 방송 시스템을 점검했다고 밝혔으나 행감이 시작된 이날 오전에는 녹음 기능이 전혀 작동이 되지 않았다.

첨단 산업을 선도하고 기술혁신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경기TP의 전혀 상반되는 허술함이었다.

10여분 이상 지나도록 녹음 시스템을 정비하지 못한 경기TP는 두 손을 들었고 결국 예정된 행감은 경기도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부랴부랴 마련한 소형 녹음기를 통해 녹취하는 것으로 정리한 후, 행감을 시작해야 했다.

준비도 소홀했지만 그동안 경기TP의 느슨한 운영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송한준 도의원은 "경기TP는 특화사업 없이 위탁사업만 받아 기업들 평가해서 사업비만 주는 것은 경기TP 설립 본연의 역할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해외 출장이 잦은 경기TP는 직원 선물용으로 해외여행을 선심쓰는 것이냐"며 "선진 기관 벤치 마킹은 좋으나 전체 일정을 여행사가 계획하는 것은 문제다. 고민의 흔적이 없는 해외출장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송 의원에 따르면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도의회에 제출한 경기TP의 출장보고서 중에는 여행업체인 H투어 회사가 여행계획을 짠 보고서도 있으며 방문지나 전체 일정을 여행사에서 여행 일정답게 구성됐다고 강조했다. 경기TP의 필요에 의해 안산시와 경기도의 예산이 투입된 해외여행이라면 좀더 고민한 흔적이 보여야 한다고 송 의원은 지적했다.

중소기업진흥센터 등과 역할이 혼돈되고 있는 경기TP는 올바른 제자리 찾기가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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