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나의 고향이라고 시민들이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 7월, 안산시 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된 윤영중(52) 회장은 오랜 시간동안 주민자치위원장 자리가 신인 정치인들의 등용문이라는 불문의 사실 조차 모르는 채 호수동 주민자치위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랬다.
시작이 순수했다. 순수했던 시작처럼 그는 지난 3년여의 임기동안 한결 같은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유익을 주기 위함이라는 목적으로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터뷰를 통해 알게 돼 오히려 신선했다.
윤 회장은 성공한 CEO다. 현재 탄탄한 4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30여년 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직원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넘겨줄 정도로 '통 큰 CEO'다.
“내가 없다고 회사가 못 움직이는 것, 내가 아니면 회사가 안된다고 하는 것은 회사 대표로서의 마음가짐이 아니다. 그런 생각은 대표 사원이 갖는 마인드다”고 윤 회장은 회사 운영 방침을 설명했다.
그의 성공 노하우는 타 회사에서도 모방을 할 정도다. 그러나 30여년 가까운 시간동안 회사를 경영한 윤 회장은 “그동안 어려움도 많아 자살을 생각한 순간도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부모님께 물려 받았다는 특유의 강철 체력을 소유한 그는 2012년 9월 현재, 하루에도 10여건 이상 반드시 그가 처리해야 하는 살인적 스케쥴을 너끈히 소화하고 있는 능력있는 사람이다.
평소에도 부지런하고 성실한 윤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협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더 바빠졌다. 덕분에 그의 회사는 매주 화요일 정규 회의가 오전 8시 30분에서 오전 7시 30분으로 당겨졌단다. 이와 관련해 윤 회장은 “회사 직원들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냉철하고 꼼꼼한 그는 인간미도 넘치는 남자였다.
그런 그가 지난 2009년 주민자치위원으로 첫발을 내딛이면서 주민자치위원 선발을 위한 공모 과정을 거쳤단다. 스마트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로 평소 내공을 쌓아 둔 그는 쟁쟁한 후보자들을 뒤로 하고 그야말로 엄정한 공모 절차를 통해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당시 내친김에 그는 위원장에도 도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민자치위원장 자리는 초보이며 신임 주민자치위원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허락할 자리가 아니였다.
2009년 호수동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시작한 윤 회장은 2011년 만장일치로 호수동 주민자치위원장에 추대된 후, 이어 안산시 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으로도 역시 만장일치로 추대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10일 오후 3시경 안산시농업기술센터 4층에 위치한 안산시주민자치위원협의회 사무실에서 만난 윤영중 회장은 안산에 대한 무한사랑과 애정을 아낌없이 표출했다.
내년이면 윤 회장은 조례에 의해 주민자치위원으로의 활동을 접는다. 그러나 자신의 임기동안 다음 사람을 위해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에 관한 메뉴얼과 기초석을 하나, 둘씩 만들어 가고 있다.
이같은 그의 조용한 행보때문에 향후 안산에서 '윤영중'이라는 인물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은 윤영중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쭣 안산시 주민자치위원회 규모와 주요하는 일?
“안산 관내 25개 동에는 25명 내외의 주민자치위원들이 있다. 3명 고문은 주로 시.도의원들이 맡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의 주요 일은 지역 주민의 문화·복지·편익증진과 지역공동체 형성을 촉진하며 주민들의 자발적 자치활동 강화을 위해 지원한다. 특히 주민자치위원회는 미래경영 센터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심의한다.”
쭣 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졌던 계획이나 다짐은?
“그동안 주민자치위원협의회는 주민자치위원장 협의회로 활동을 했다. 하지만 2011년 제가 주민자치위원장 회장이 되면서 25개 전체 동 주민자치위원들의 협의회가 되자는 의미에서 주민자치위원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해 활동중이다. 명칭 변경을 사소한 것 같지만 주민자치위원들의 협의회로 활동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명품은 스스로 가치를 가져야 명품이 되는 것이다. 누가 명품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다. 2011년 7월 주민자치위원장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타이틀만 갖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일하는 주민자치위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취임부터 초심이다.”
쭣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물이 있다면?
“ ‘동주민센터는 서류만 발급해주는 곳이 아니다’라는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해주고 싶었다. 때문에 저는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우리끼리만 하는 내부 활동으로 그치지 않고, 밖으로 끌어 내고 있다. 시민들에게 주민자치센터를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친숙한 센터를 만든 것이 목적이었다.
그 일환으로 그동안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시간 채우는 형식으로 진행됐던 주민자치위원회 연수를 과감히 전환했다. 올해 처음으로 주민자치위원협의회는 체육대회 형식으로 밖에서 연수를 진행했다.
또 기존에 ‘한 번 보여주기식’ 주민센터 발표회를 시민과 함께 하는 행사로 전환했다. 올해는 오는 22일, 호수공원에서 시민과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개최할 예정이다.
일반 시민들은 주민자치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것은 그동안 요식행위 위주로 치러진 행사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임기를 시작하면서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주민자치위원회의 활동을 알리는 것에 주력했다.
각 동 주민자치위원 선발 기준이 제각각인 것도 정리를 했다. 25개동 제각각의 주민자치위원 선발기준 오해의 시작이 된다는 판단하에 선발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쭣 윤 회장은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아주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다. 지난 2009년 지인으로부터 호수동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당시 저는 주민자치위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던 상황이었으나 인터넷 등을 통해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알고 공모 절차에 참여했고 주민자치위원이 됐다.”
쭣 일부 동은 주민자치위원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는데 윤 회장은 호수동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비결이 있는가?
“(웃음) 비결이라는 것이 따로 있겠는가. 2009년 신임 주민자치위원으로 활동했던 것을 지켜봤던 위원들의 추천이 있었고, 안산시 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 역시 자연스럽게 추대됐다.”
쭣 주민자치위원협의회 회장 입장에서 봤을때 안산 관내 전체 동에서 가장 활동을 잘 하고 있는 동은 어디이며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안산 관내 25개 동 주민센터는 전부 특색있게 운영하고 있어서 특별히 한곳이 잘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현재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는 각자의 형편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다.”
쭣 주민자치위원장 자리는 정치 등용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치색이 짙은 단체라는 평가에 대한 윤 회장의 견해는?
“주민자치위원장을 정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하려고 한다는 것은 알겠으나 제 임기동안은 정치색 짙은 주민자치위원회로 인식하지 않기를 바란다.
안산시장은 76만 안산시민의 대표다. 그러나 더 가까이 주민자치위원은 지역 주민들의 대표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주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주민들의 대표로 일을 해야 한다. 일하는 주민자치위원회가 나의 처음부터 목표였다.”
쭣 윤 회장은 안산에 언제, 어떤 이유로 왔는가?
“1987년경 서울 구이동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시화.반월공단에 거래처가 있었다. 당시 공단 관계자의 권유로 인해 지난 1993년 안산으로 내려왔다. 사업으로 인해 안산에 온것이다.”
쭣 남은 임기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주민자치위원을 연임했기 때문에 내년이면 주민자치위원 직을 내려놓게 된다. 그러나 차기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을 위해 지금 내가 안산시에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있다.
주민자치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 운영을 위한 일정액의 예산이 필요하다.
또한 안산시 주민자치위원협의회 운영을 위해서도 사무실 운영비 등 최소한의 예산이 필요하다.
놀토가 없어진 요즘, 주민자치센터를 중심으로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 이용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가 있다.
하지만 각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말 프로그램 운영 예산이 별도로 없어서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적정한 예산이 수반되어야 사업 계획도 짜임새 있고 주민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쭣 안산 시민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안산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의 집합체다. 때문에 시멘트 같고, 자갈 같고, 모래처럼 한 덩어리가 되기 힘든 구조다. 그러나 안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안산에 대한 애정이 많았으면 좋겠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는 기부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민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안산도 하나의 안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산에 살고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라도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안산이 나의 고향’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양보하고 아량을 베풀수 있는 마음을 타인보다 내가 먼저 가져야 하고 내가 먼저 손 내밀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장 선 기자 now482@banwo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