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25XX부대 X대대(이하 부대)는 소래포구에서 대부도를 지나 영흥도에 걸친 해안선 120km를 지키는 군부대다. 햇빛교회 이돈필 담임목사(58)는 86년도부터 매주 이 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섬기며 목회를 하고 있다. 이전 군 부대에서 목회를 한 것까지 치면 32년 넘게 군 장병들을 섬기고 있는 셈이다.  86년 안산에 햇빛교회를 개척함과 동시에 부대 병사들과 같이 예배를 집례하다 92년 부대에 진격교회를 설립해 국가에 기부체납, 현재까지 장병들의 사고예방교육 및 매주일 오후 2시 30분에 정기예배를 집례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기간 군 장병들과 함께한 이 목사이다 보니 장병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목사는 장병들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매년 명절때나 종교기념일, 정기훈련기간에도 빼놓지 않고 간식과 위문품으로 부대를 지원하고 매년 이등병을 위한 특별행사(부모님 초청, 만남행사 등)을 주관하고 지원 한다.
일요일 정기 예배 이외에 매주 수요일에도 군부대를 방문해 피로에 지친 야간근무자들을 위해 간식을 제공하고, 상근예비역중 극빈한 병사를 위해 매월 정기적으로 교통비 지원도 한다.
장병들을 아들로  생각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니 장병들 사이에서는 연대장급 대우를 받고있다.
팔도에서 모인 장병들이다 보니 저마다 사연도 있고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기도 한다. 그런 장병들과 함께 찜질방에 가서 자장면도 같이 먹고 목욕도 같이하며 그들의 고충을 나누고 인생이야기도 들려주는 멘토역할도 그의 몫이다.
15년 전, 24세의 장병이 입대 전에 가진 아기가 출생해 100일을 지날 무렵 멋모르고 선임병에게 휴가를 요청했다가 구타를 당해 교회에서 울고 있는 것을 발견. 대대장을 찾아가 장병의 사정을 얘기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 결과 대대장은 장병에게 금반지 반 돈을 선물하며 3박4일의 휴가를 줬다. 부대 내 문제 병사였던 장병은 휴가를 다녀온 후 제대할 때 까지 부대 내 최고의 모범병사로 지냈다. 이와 같은 일화를 들려주며 이 목사는 안산을 위해 청춘을 바치는 장병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젊은이가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 국가의 부름을 받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세대 장병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안산을 지키기 위해 젊음을 희생하고 있습니다. 해안선을 지키는 것은 최전방을 지키는 것과 똑같습니다. 안산을 지키는 부대에 대해 안산시민들의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30여년을 군인들 곁에서 지켜본 결과 요즘은 예전처럼 군인들에 대한 관심이 많지않다고 한다. 옛날에 흔하게 볼수 있었던 위문편지도 갈수록 줄어 들고 있다고 한다. 이 목사는 제차 안산을 위해 청춘을 바치는 장병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며 같이 자원봉사에 동참해 줄것을 안산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이 목사는 헌신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전개한 것을 인정받아 도지사와 행정자치부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수여받았다. 하지만 그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봉사를 일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목사는 고민도 털어놨다.  민간군종목사로서 국내에서 최장기간인 32년간 활동한 이 목사가 훈령상 장병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간은 8년정도가 남았다고 한다. 1000여개가 넘는 군선교회에 800여명의 민간군종목사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힘겨운 군선사업이 순수자원봉사로만 이뤄지다 보니 쉽게 후임자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이 목사는 정년이 끝나기 전까지 후임자가 나타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 목사는 허락되는 기간동안 계속해서 장병들을 섬길 뜻을 밝혔다.
 / 박진한 기자 han@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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