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 박영선 차장

마흔 한 명이 활동하는 봉사단이 있다. 봉사에 필요한 비용은 갹출한다. 그것도 매월 나오는 월급에서 강제로(?) 원천징수한다. 대신, 그만큼의 금액을 회사에서도 보탠다.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사회의 어려운 곳곳을 찾아 소중하게 쓰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화안사업단 직원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 ‘사랑나눔봉사꾼’이 주인공이다.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경영지원팀의 박영선 차장을 만났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공기업으로서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경영진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보니, 사회봉사도 전사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담당을 맡고 있을 뿐, 제가 개인적으로 칭찬받을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앞서 소감을 밝히는 박영선 차장의 말이다.

회사에서 하는 일일뿐 특별할 것 없다는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취재는 계속됐고 하다 보니 뭔가 다른 새로움, 여타의 봉사와는 다른 차별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맞춤형’과 ‘지속성’이라는 측면이었다.

‘비록 작은 도움일지언정, 상대방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무엇보다 시급하게 요구하는 것을 도와주자’는 간단한 원칙이 가슴에 와 닿았다.

“초지동에서 홀로 사시는 할머니께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전기밥솥을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마트에 가서 전기압력밥솥을 구입한 후 할머니를 찾아가 사용설명까지 해드렸어요. 굉장히 좋아하시면서 ‘다른 집에서 사용하는 전기밥솥을 보면서 부러웠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적재적소, 안성맞춤은 바로 이럴 때 사용하는 문구일 것이다. 이들의 맞춤형 봉사는 ‘필요가 있는 곳’이 다양한 만큼 ‘봉사하는 내용도’도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다. 물품 하나를 지원하더라도 쌀과 라면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선정이 아닌 전기밥솥, 이불, 기저귀 등 받는 이의 필요에 맞춰 세심하고 꼼꼼하게 준비한다. 상품권을 기증하더라도 온누리상품권을 선택한다. 전통시장을 살리는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이어, 특정한 시기에만 집중적으로 몰렸다가 때가 지나면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한시적’인 봉사가 아니라, 연초에 1년의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맞춰 주기적으로 행해지는 ‘지속적’인 봉사라는 것도 이 봉사단의 매력이고 신뢰다.

지난 추석에는 와동에 있는 행려자 수용시설인 ‘돌봄의 집’을 방문해 화장지와 세제류 등의 물품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1월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추운 겨울 따뜻이 보내라고 내복을 준비했다.

또, 지난 12월에는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한부모 혹은 조손가정의 소년소녀가장 15명을 소개받아 후원했다. 그 중 3명과는 자매결연을 통해 지속적인 후원을 약속했다. 그래서 올 겨울방학 중에 그들을 다시 만나 ‘구체적으로 가장 시급한 게 무엇인지’ 묻고 그것을 도와주려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국제보트쇼가 열리는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하고, 여름엔 포도농가를 방문해 포도순을 정리하거나 줄기 결박작업을 돕기도 한다. 무의탁 노인복지시설인 평화의집을 방문했을 때는 100여평의 텃밭에 널린 잡초들을 제거해 ‘영농후계가’ 칭호를 얻기도 했다.

요즘엔 다문화가정 지원에 대해 관심이 높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삶이 봉사의 근원이고 핵심이듯, 국적을 떠나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그들에게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다.

언제 어디서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달려 나가는 ‘홍반장’이다.요한 곳이 있으면 달려 나가는 ‘홍반장’이다.

/ 강희택 기자 kkang@banw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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