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산 산악회 정대윤 부회장

성태산은 안산의 명산으로서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삶의 여유를 느끼거나 건강을 돌보는 곳이다.

이런 성태산을 매일 같이 오르내리며 청결유지를 위해 사람들이 흘리고간 쓰레기들을 수거하는 성태산 산악회 정대윤 부회장이 이번 천사릴레이의 주인공이다.

바람이 다소 부는 제법 쌀쌀한 날씨의 19일 오후, 신안산대학교 근처 성태산 등산로 어귀에서 그를 만났다.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다부짐이 느껴진다. 매일 산을 오르내려서인지 추운 기색을 얼굴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인터뷰를 위해 기자를 주변 벤치로 안내했지만 서서히 스며드는 냉기를 참을 수 없어 실내로 옮기자는 제안을 승낙 받아 결국 실내에서 인터뷰가 시작됐다.

“안 추우세요?”라는 질문에 “요새는 의복이 좋아서 추위를 잘 못 느낀다”고 밝게 웃으며 답하는 모습에서 건강은 나이와 비례하는 것이 아님이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왜소해지는 듯 했다.

정 부회장이 안산에 정착한지는 20여 년 전이다. 원래 안양에 거주하다가 안산으로 이주했다. 고향과도 같은 안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지만 정작 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성태산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전에 살던 안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맑고 청아한 공기를 누리고 살다보니 이 곳을 떠날 마음이 사라진 것이다.

매일 같이 아내와 함께 5시 30분경에 출발해 두 시간 동안 산을 타기를 18년 정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산에 대한 애착이 생겨났고 어는 순간부터 청소도구를 챙겨 다니며 눈에 띄는 쓰레기들을 수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간혹 그의 앞에서 쓰레기를 투척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럴때에는 직접나서서 훈계하기 보다는 아무 말 없이 쓰레기를 주우며 행동으로 보인다고 한다. 산을 즐기는 사람의 기분을 해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일듯 했다. 그는 이러한 활동을 굳이 봉사라고 표현하기보다 운동이라고 표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랜 기간 성태산을 오르다 보니 그곳에서 생긴 인연도 여럿이다. 성태산 자락에 자리 잡은 청룡사 스님들은 지나갈 때마다 항상 친절을 베푼다며 고마움을 전했고 청결유지를 위해 당신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분들도 소개했다.

특별한 인연으로 모 국회의원과의 만남도 얘기했다. 산악회 회원들과 등산을 하고 있던 중 모 의원을 만난 것. 모 의원에게 성태산을 즐기는 주민들을 위해 쉼터를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자 며칠 후 시청 녹지과 직원이 답사를 나와 검토한 후 쉼터를 제공 한 것이다.

아직은 추운 날씨여서 쉼터를 이용하기 어렵지만 따듯한 봄이 오면 쉼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기자의 배를 응시하던 정 부회장이 등산을 권유하더니 성태산 예찬이 시작됐다. “새벽 일찍 일어나 수암봉과 너구리봉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감기를 걸려본 적이 없다”며 “소박한 듯하면서 보기 좋은 성태산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오를 것이다”고 한다. 산에 오를때 추위는 문제되지 않고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 여름에는 더위를 피해 일부러 산에 오르기도 한다고 하니 정 부회장은 산과 일심동체인듯 여겨진다. 정 부회장과 인터뷰를 마칠 무렵, 내 건강에 대한 우려심이 잠시 들었다. 너무 몸을 돌보지 않고 나태한 삶을 산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과 함께 운동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정 부회장은 성태산 청결봉사와 건강전도사, 두 가지 봉사를 동시에 하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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