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청소년연합 고상철 육영위원

12월. 바야흐로 연말이다. 주말엔,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랜만의 반가움을 느끼기엔 충분했던 하얀 눈도 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전령사가 다녀간 것이다.
설렘과 들뜸의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연말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는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공연이 있다. 1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그라시아스 크리스마스 칸타타’가 그것으로, 이 공연을 주최한 곳은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이고, 이번 천사릴레이의 주인공은 이 단체 경인지부의 고상철(41) 육영위원이다.
고 위원이 운영하는 굿모닝인테리어(상록구 이동 소재)에서 그를 만나, ‘청소년의 미래’에 대해,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청소년문제는 풀기 어려운 난제”라는 어려운 주제로 시작된 대화는 ‘마약’과 ‘게임중독’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통해 그 심각성을 공유하며 조금씩 실마리를 찾아 나갔다.
두 딸의 아버지인 고상철 위원은 도박중독자였다. 지긋지긋할 정도였다. 술, 담배, 도박 등 청년시절 유독 방황을 많이 했던 고 위원은 특히 도박에 빠졌고, 그 탐닉은 결혼 후에도 쉽게 단절되지 않았다. 잠시 그만두는가 싶더니 다시 손을 댔고, 결국 수면제 50알을 삼키는 자살기도까지 이어졌다. 지난 1998년, 스물넷에 결혼해 얻은 첫 아이가 ‘다스릴 수 없는’ 병으로 하늘나라로 돌아가고 나서였다.
극한의 좌절감으로 스스로 목숨을 버릴 지경까지 갔던 암흑시대의 그가, 현재는 청소년단체의 후원자로 또 봉사자로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를 현대의 청년들은 다시 밟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98년 자살을 기도했던 그가 다행스럽게 살아난 후 99년부터 신앙생활을 하게 됐고, 그 곳을 통해 알게 된, 2001년 창립된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에 후원을 시작했다. 매월 1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후원금을 낸 지 벌써 10년째다. 3년 전부터는 육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도 하고 있다.
‘청소년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을 찾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청소년연합은 전 세계 40여 국가에서 월드캠프, 굿뉴스코해외봉사단 등을 운영하고 있는 해외NGO로,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의 저자 박옥수 목사가 고문을 맡고 있다.
박 목사가 진행했던 선부고와 신길고의 강연에 봉사자로 참여했던 조 위원은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폭력적이며 이기적인 청소년들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 “이를 위해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는 진정성으로, 닫혀있던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고 설명한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과일이 있지만 각기 다른 맛을 내듯이 우리 청소년들도 각각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런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청소년문제의 중요한 해법이다”고 말하는 그는 이어 “겉으로만 보고 판단해서 외면하면 안 된다. 두리안이라는 과일처럼 겉은 거부감이 들지만 그 속은 정말 맛있을 수 있듯이, 사람의 ‘맛’도 마음으로 만날 때 그 사람만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요즘 그는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바꿔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사람을 마음으로 품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가출했던 청소년이 상담을 통해 변화되는 것을 보고 많은 배움을 얻었다. 그 아이가 대안학교를 통해 좋은 대학까지 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상담이 있었다. 이젠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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