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렌트 박규점 씨. TV를 통해서만 볼 수 있던 그를 선부동에 위치한 어느 교회에서 만났다. 그는 현직 배우로서 제5공화국, 너는 내 운명, 파라다이스 목장 등에 출연한 연예인이다. 여러 가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시급한 인터뷰 요청에 선뜻 응해줘서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탤런트 박규점 시는 보통의 연예인과는 달리 기자에게 캔 음료를 권하며 편하게 맞이해줬다.그 마음을 살포시 뒤로 한 채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는 매주 두번씩, 그와 뜻을 같이 하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들과 함께 부천 송내역과 인천 대공원 근처에서 향기네 무료 급식소를 위한 길거리 모금 공연을 한다. 그 급식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불우한 노인들이어서, 자연스레 그 어르신들의 가정에 방문도 하고 말벗도 돼 드린다.
그는 길을 가다가도 봉사 현장을 발견하면 무작정 합류해 일손을 거들기도 한다고 하니 봉사란 그에게 따로 생각하는 대상이 아닌 삶 그 자체인 듯 싶었다. 봉사과정에서 자연스레 인맥들이 생겨나고 그 분들의 요청이 있으면 경로잔치나 칠순잔치 등에 참여해 여흥을 돋구기도 한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노인들이 자식들로부터 외면당한 채 홀로 외로이 지내신다. 그들의 자재들은 사회적인 시각으로 봐선 모자랄 것 없이 성공한 경우도 상당수에 이른다”며 “그런 사람들이 낳아준 부모의 은혜를 등한시 하고 자신들의 인생에서 부모를 배제한 채 살아가는 것을 보면 매우 마음이 아프다”며 속상해 한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그들에게 찾아가 부모를 모시고 살 것을 설득하는 것도 그의 봉사중 하나다.
“독거노인들에 대한 정부보조금이 30만원 가량 지급되는데, 그 요건이 자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핑계로 자식들이 해외로 이민 간 경우도 있다”면서 요즘 세태에 대해 할 말을 잃고 허탈해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 도움을 주는 것도 봉사지만 일반인에게 봉사의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거리 공연을 진행하다가도 부모 공양에 대해 언급한다. 그럴때면 꼭 듣기 거북해 자리를 빠져나가는 관객이 있다”며 공연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도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강조했다.
한때 그는 잘나가는 사업체를 운영한 적도 있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자 교만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업은 몰락했고 결국 96년도에 자신이 일궈낸 사업체를 정리해야만 했다. 그리고 맨손으로 찾은 곳이 안산이다.
자식들을 친인척에게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족들은 생이별을 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다시 방송에 복귀하고, 상당한 시일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형편이 나아지게 되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그 때부터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그는 같이 봉사하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고통과 괴로움을 잊을 수 있게 됐다고 전한다.
요즘 그에게는 작은 바람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안산에 연고를 둔 연예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뜻을 같이 하고 있는 분들 대부분은 밤 업소에 출연하기에 낮에는 잠을 자야 되지만 그 와중에도 봉사에 힘을 보태고자 현장에 오신다고 한다.
“말이 좋아서 연예인이지 알고 보면 일반인들 보다 못한 삶을 사는 연예인도 많다”며”그들과 함께 봉사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서로 의지가 되었으면”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의 명함에는 ‘탤런트(TALENT) 박규점’이라고 적혀있다. 우리나라에서는 TV 배우를 지칭하는 단어로 널리 쓰이지만 재능을 의미하는 단어로 성경 속 달란트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는 TALENT란 단어가 너무 잘어울리는 재능기부자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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