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양약국 위성숙 약사

23일 오전 7시, 아직 아침식사도 하기 전인 이른 시간에 휴대폰 벨이 울린다. 가까운 가족의 전화도 아니다. 인터뷰 대상자가 기자를 찾는 전화다. 상대방은 예를 깍듯이 “잘 주무셨어요. 너무 일찍 전화해서 죄송해요”라며 결국은 인터뷰 시간 변경을 요청했다. 인터뷰는 전화를 받은 2시간 후, 주어진 시간은 30분.
지면을 비운 채 신문을 만들 수 없는 기자는 요청을 받아들였고 부랴부랴 서둘러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그렇게 반월신문 1004호의 ‘1004 릴레이’ 주인공을 만났다.
본오3동 주민센터 건너편 코너에 위치한 새한양약국의 위성숙(사진) 약사다. 비가 내릴 듯 흐릿한 초겨울 아침 약국 앞에서 대기하던 기자는 잠시 후 나타난 위성숙 약사와 함께 약국의 셔터를 올리고 안으로 들어가서야 드디어 어렵게 성사된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경기도 여약사회 회장이기도 한 그녀는 건강을 다루는 직업에 맞게 차 한 잔을 내 놓을 때도 여느 사람들과는 달랐다. 기자가 요청한 모닝커피에서 크림을 빼고 아몬드와 마 등이 들어간 ‘조제된’ 커피를 마시도록 배려했다. 약사답다.
30분 후 구리시에서 열리는 자선바자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발해야 하는 촉박한 상황에서 마음은 급한데 대화는 자꾸 끊긴다. 약국을 열어 놓으니 찾아오는 손님이 있고, 고객이 들어오니 약사는 일어나 묻고 답해야 한다. 40대 초반 남성이 배가 아프다고 하니 윗배인지 아랫배인지, 언제부터 그랬는지, 증상은 구체적으로 어떤지 등등 약사가 환자에게 묻는 내용도 제법이나 많다. 그렇게 인터뷰는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며 어렵게 진행됐다.
하루를 시간 단위로 때로는 분 단위로 쪼개서 살아야 할 만큼 바쁜 그녀의 삶이 궁금해 물었다. 지금의 자리에 약국을 개업한 지가 어언 20년. 약국을 운영하는 것만이 삶의 전부는 아니었다. 상록수장학위원으로 활동한 지도 20년이 됐고, 차상위계층 건강보험료지원 공동모금회 활동도 10년 넘게 하고 있다. 2년 전부터는 상록경찰서 전·의경 사랑회 활동도 이어오고 있으며, 2010년 7월부터는 경기도 여약사회 회장으로 선임돼 하루하루 더욱 바빠졌다. 안산로터리행복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그녀의 봉사는 약사로서의 재능기부와 함께 의약품 제공의 물품 협찬을 병행하고 있다. 빈센트병원의 봉사약국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최근에는 영역을 넓혀 미얀마, 필리핀 그리고 저 멀리 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
지난 달에는 故이태석 신부로 유명해진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 지역에 2,500만 원 어치의 의약품을 전달하기도 했으며, 러시아 하바로프스크를 방문해 봉사활동과 함께 어린이 영양제 500여만 원어치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는 현지에 약학대학이 한 곳도 없음을 안타까워하며 2명의 현지인에게 병원에서 약사 보조업무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지금 그녀가 가장 중심에 두는 것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약물의 오·남용에 빠지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그래서 관내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순회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이자 경기지부 본부장인 그녀는 “외국을 다녀보면 약물에 의존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재가 유일한 자원인데, 그들이 약물의 위험에 빠지면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것을 막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찾아가는 봉사가 중요한 만큼 찾아오는 고객에게 복약에 대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바쁜 하루가 이해되고 고맙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