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이야기

이정소/시인

세상에 피하지 못할 것이 두 가지 있으니 첫째는 죽음이요, 둘째는 세금이다. 일찍이 J. 콜베르는 “과세의 기술은 가능한 한 아무런 잡음 없이 필요로 하는 최대량의 깃털을 오리에게서 뜯어내는 데 있다”고 했다.
옛 러시아 표토르 대제(大帝) 때에는 이득발안자(利得發案者)라는 묘한 직업이 있었다. 이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명목의 세금을 만들어 국민에게 돈을 긁어 들일까 하고 연구하는 일종의 조세연구가였다. 이렇게 해서 그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거기에 버금가는 상급은 물론 출세의 길까지 열렸다 한다. 실제로 일개 농노(農奴)에서 상공국장과 부지사의 높은 직위에까지 오른 쿨바토프란이라는 자는 독수리 인지(印紙)의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이 출세의 계기가 되었다고 전한다.
이렇게 해서 당시 새로 생긴 세금 종류도 다양해, 모자를 쓰는데 내는 세금에서부터 빨래를 하는데 내는 세탁세, 심지어는 턱수염을 기르는 데도 세금을 냈다고 하니 가히 세금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기록에 의하면 아프리카의 세네갈에 살고 있는 렛보족 사회에서는 ‘에브’라는 이름에 특별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에브’라는 이름의 위치 때문인데, 일부다처제 사회에서 많은 처첩을 거느린 사내에게 시집을 갔을 경우 제일 부인의 위치와 특권이 이 ‘에브’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에게 있어왔던 것이 관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그곳 사람들은 이 특권을 딸에게 주기위해, 자녀가 태어날 때부터 매겨지는 이 특별한 세금에도 불구하고 ‘에브’라는 이름 쓰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금 특별한 세금을 좀더 들자면 16C 인도의 황제가 부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특정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물고기 2만 마리를 내게 하는 세금일 것이다. 약 2백 년간 지켜져 왔던 이 세금은 그 지방이 너무 가난하여 걷어 들일 세금이 없자 마른 모래 바닥을 기어 다니는 이상한 물고기를 세금 대신 내게 했던 데서 유래된 세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무 중에 세금을 내는 나무가 있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세금이 많이 붙어있는 물품은 소비재로는 술이요, 자동차와 관련된 에너지일 것이다. 술 대신 세금을 마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술에는 세금이 많이 붙어있다. 자동차에도 자동차를 움직이는 기름에도 각종 세금이 많이 붙어있다.
이번 1월에는 부가가치세 신고가 있는 달이다. 물건을 살 때 이미 포함되어 있는 부가세와는 달리, 재화와 용역의 거래에 붙는 부가가치세는 다른 사업자에게 받아 놓았다가 세무당국에 대신 내는 것인데, 우리에게는 내 것을 내는 것처럼 아까워하는 마음들이 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미리 받아두었던 세금을 써버린 상태에서 내야하는 심정도 이해가 간다. 특히 자영자들의 운영난이 많이 어렵다는 얘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 상태에서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에도 못 미치는 대다수 자영업자들이 힘을 냈으면 싶다. 세금 내는 달 너무 우울하지 말고 희망을 갖자.
아자 아자! 희망의 미래를 기대하고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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