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문화원 사무국장/향토사학자 이 현 우
지금 우리가 맞이한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말한다. 지난 20세기가 과학과 기술의 거대한 발전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가 지배하는 세기’가 될 것이라고 유네스코는 예견하였다. 21세기 지구촌시대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문화는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필수 요건이기 때문에 21세기를 ‘문화의 전쟁시대’라고도 표현한다. 이는 문화는 20세기 과학 문명 사회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원천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21세기 탈이념 시대에서는 문화가 한 민족의 정체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징표가 되기도 하며 경제발전의 문화화와 문화가 경제발전의 기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민족문화, 국가문화가 배제된 경제 경쟁력 제고는 21세기에서는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족문화, 국가문화의 근간이 되는 것이 지역문화이고, 지역문화의 초석이 되는 것이 향토문화이다. 이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향토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발전시키지 못하면 문화 전쟁의 세기에 경쟁력에서 뛰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이 짐승과 차별되는 것은 인간은 창의적이고 지적활동의 총체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 우리가 창출하고 있는 문화는 현재의 우리가 영위하기 보다는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처럼 민족과 국가를 형성하는 문화의 초석과 근간인 향토문화는 매우 소중한 것이다. 안산시민들의 문화적 욕구와 향수충족에 대한 기대는 날로 커져가고 있다. 지난 연말 화랑유원지 단원각에 행해진 안산천년의 종 타종행사에는 1만 5천여 시민들이 모였다 극심한 경제침체로 힘들게 1년을 지내 온 시민들이 모여 새해를 여는 힘찬 종소리에 희망을 담아보았고, 달집태우기 행사에는 버리고 싶은 액과 받고 싶은 복을 적은 소지를 꽂아 불태우면서 새해에는 모두들 건강하고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하기도 하였다. 아름답게 밤 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보면서 꿈과 희망을 담은 마음을 추스르기도 하였다. 해마다 연말이면 제야의 종 타종을 보기위해, 달집태우기에 참가하기 위해 수 많은 시민들이 매니아 층을 형성하고 참여한다. 안산 천년의 종 타종행사가 새로운 겨울 문화축제로 자리매김 하였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이들의 문화적 욕구와 그리고 문화향수 충족을 위한 기대감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5월 봄축제로 시민들에게 인식돼 온 성호문화제는 전통문화와 학문을 테마로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 문화축제에 참가하는 시민들의 기대욕구도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이들의 기대욕구 또한 누구도 억누르거나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해년 새해에는 정말 소중한 우리의 향토문화를 알고, 찾고, 가꾸고, 발전시키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