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소/시인

이제 텔레비전이 생활의 일부이자 친구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 친구가 좋은 친구인지 아니면 나쁜 친구인지 올바른 판단이 서지 않을 때가 많다. 어떤 이의 말을 들으면 세상에 텔레비전처럼 필요악인 것도 없고, 또 어떤 이의 말을 들으면 꼭 필요한 기기이기도 하다. 텔레비전이 이렇게 필요악인 다음에야 올바로 보는 법을 가르쳐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버리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자 그럼 텔레비전 바로보기 위한 지침을 하나씩 적어 보자. 텔레비전 옆에 적어 놓고 그때마다 점검해 나가면 좋을 것이다.
첫째, 미리 계획을 세워 시청토록 한다.
무조건 보지 말라는 것은 부모의 강압이며, 폭력이다. 꼭 자녀가 봐야 할 프로를 선정하고 시청하도록 약속을 하자. 또 아이에게 꼭 필요한 프로는 부모가 먼저 권장해 보는 아량을 보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하루에 한 시간 혹은 두 시간 정도 시청토록 지도하면 과도하게 시청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둘째, 좋은 프로그램을 골라 교육 기회로 활용한다.
텔레비전도 좋은 프로를 잘 선택할 줄 알면 유익함이 더 많다. 함께 사는 사회의 중요성과 인간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부모가 한 발 앞서 나가자. 동물의 왕국이나 다큐멘타리 등 교양 프로를 적극 교육의 기회로 삼자.
셋째, 텔레비전 내용을 소재로 대화한다. 고구려와 관련된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과 동물의 세계에 비쳐지는 인간의 모습들이 다 좋은 대화 소재가 될 수 있다.
넷째, 자녀들과 함께 시청하도록 한다.
자녀들을 방으로 몰아넣고 교육에 나쁜 프로 볼 이리 뭐 그리 많겠는가? 오히려 함께 보며 내용과 배우, 음악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함께 비평해 보는 일이 신나지 않을까?
다섯째, 내용의 편견에 대해 올바른 설명을 해 주자. 특정 집단 즉 장애인,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인 묘사나 인종적 편견, 지나친 폭력 등 잘못 인식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올바른 의견을 심어 주어야 한다.
여섯째,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한다.
무조건 사는 것이 아니라 이모저모 차분히 따져보는 지혜를 통해 자녀에게 경제의 원리를 차근차근 익히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일곱째, 다른 일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
밤을 새워 시청한 결과 공부에 지장이 오면 안 될 것이다. 시험이 내일인대도 밤늦도록 시청을 하다보면 생활의 리듬도 깨질뿐더러 학업에도 많은 지장이 있으므로 지도가 필요하다.
여덟째, 계획된 시청 후에는 텔레비전 끄기를 반드시 실천하도록 한다. 바로 끄지 못하면 다른 프로에 현혹되어 또 다시 시청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홉째, 올바른 시청 위치와 자세를 가르친다. 거리는 3미터 정도를 유지하며, 화면의 높낮이 조정 등 시력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로서의 의견을 방송국에 적극적으로 표시토록 한다. 편지 쓰기, 항의 전화 등을 통해 시정을 촉구하고 유익한 프로는 칭찬하므로 시청자의 권리를 유감없이 발휘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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