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되면서 시화방조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방조제를 찾은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방조제 주변에 방치되고, 한 여름내 대부도의 갯벌도 패류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특히 갯벌 탐사라는 명분 아래 갯벌이 많이 상했다. 자연은 우리가 잠시 이용할 뿐이지 우리 것이 아니다. 바로 후손들의 것이다. 잘 관리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훌륭한 유산이다. 그 갯벌의 효용성을 올바로 안다면 이렇게 무분별하게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바다와 육지의 중간에 위치하여 완충 작용을 하는 연안생태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공간이 곧 갯벌이다. 갯벌은 한반도 해안 면적의 83%인 27,000킬로 제곱미터에 이른다. 특히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주요 갯벌지역의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갯벌의 무분별한 매립에만 혈안이 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대부도를 위시한 서해안 갯벌이 이러한 개발의 계획에 의해 이미 매립되었고, 현재에도 매립이 진행 중에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근시안적인 안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갯벌이란 조석의 차에 의해 퇴적물의 입자가 고와져서 쌓여있는 것으로 뻘 혹은 갯펄이라고도 불린다. 여기에는 각종 생물들이 폭넓게 살고 있는데 박테리아와 식물 플랑크톤 등이 1센티를 10센티로 조사했을 때 약 400억 마리가 존재한다.
또한 갯벌에는 갯지렁이, 갑각류, 연체동물이 많으며 참맛, 동죽, 가리맛 조개 등도 있다. 이런 어패류의 생산뿐만 아니라 갯벌의 기능과 역할은 정말로 다양하다. 그중에 하나가 어류의 산란과 생육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며, 바다새의 섭식장소로 이용된다는 점이다. 또한 오염 물질을 일시적으로 수용하고 분해시켜 정화하는 기능도 있다. 예를 들면 간석지 1제곱키로미터 당 미생물 분해 능력은 도시하수처리장 1개소의 유기물 처리 능력과 맞먹고, 500마리의 갯지렁이는 하루에 1인 1일 배설물량인 2키로그램을 정화시킨다. 아울러 갯벌은 자연생태 학습장으로서의 활용가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서해안 주변의 갯벌은 상당히 활용가치가 높은 편이나 개발로 인해 많은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농지 개발에 따른 공사와 해안 주변 개발로 인해 그 활용성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일단 갯벌 매립이 진행되면 생태계의 변화가 곧 나타난다. 서식지를 상실한 수많은 생물들이 죽어갈 것이며, 산란장과 생육장이 없어져 더 이상 고기들이 성장할 수 없게 된다. 뿐만아니라 이렇게 파괴된 갯벌은 새로운 생태계로 안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정화기능이 상실되어 육지로부터 유입되는 여러 오염물질을 여과시키고 분해시켜 자정시킨 후 바다로 흘려보내야하나 이럴 경우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물질들이 바다로 유입됨으로 인근 해역의 부영양화 등 해양 오염을 가져온다.
갯벌은 경사가 완만하고 육지와 맞닿아 인간의 활동공간과 농지확보 차원에서 개발이 우선 고려될 수 있으나 장기적인 활용가치를 따져보면 오히려 보존하는 쪽이 더 좋을 것이다. 모두들 관심을 가지고 갯벌의 유용성을 따져 지혜롭게 이용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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