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 동명(洞名) 중에서 상록구에 사사동이 있다는걸 모르는 시민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사사동에 산다고 하면 언제 사동(四洞) 이 4동까지 분동되었느냐고 묻는 사람도 보았다. 아마도 사사동이라고 하니까 사1동 사2동 사3동 사4동, 그렇게 생각되나보다. 사1동과 사2동이 인구가 많아지면 분동되어 사3동 사4동까지 생겨날지 모른다. 동명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짓는 폐단이 있음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본오3동이 분동될 때 많은 사람들이 한사코 반대하였지만 행정편의상 본오3동으로 이름 짓고 말아서 상록수동을 주장하던 사람들을 맥빠지게 하였던 기억이 있다. 어쨌든 안산시 상록구에는 사사동이 있다. 모래가 많고 선비들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조선시대의 지명에도 ‘사사리’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사동에는 칠보산이 있다. 해발 239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 흔히들 칠보산이라고 하면 수원시 권선구의 금곡동에 있는 수원지역의 산으로만 알고 있는데, 수리산이 안산, 안양, 군포의 경계에 걸쳐 있듯이 칠보산도 수원의 금곡동과 화성시의 매송면, 그리고 안산시 사사동의 경계에 걸쳐있는 산이다. 등산로를 수원시에서 너무 잘 만들어 놓고, 산 정상에 정자도 지어 놓아서 수원사람들은 수원시 산이라고 하는데, 칠보산은 엄연히 안산시 사사동에도 산자락을 걸쳐 놓고 있다. 특히 ‘비늘치’라고 하는 골짜기는 깊고 풍경이 아주 아름다운데 몇 년 전인가 개발계획을 알고 있는 지도자급의 사람이 땅투기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수원시에서 칠보산에 등산로를 만들고 정자를 지어놓아 많은 수원시민들이 칠보산을 등산하듯이 안산시에서도 사사동 현대아파트쪽에서, 또는 비늘치 골짜기에서 등산로를 만들어 놓으면 주말마다 수리산으로만 몰리는 시민들을 분산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칠보산의 원래 이름은 팔보산(八寶山)으로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수탉, 호랑이, 사찰, 장사, 금 등 8가지의 보물이 있다고 해서 팔보산으로 불렸는데, 옛날 어떤 욕심많은 석공이 칠보산 정상의 ‘가즌바위(가즌은 완벽하다고 하는 순 우리말이다)’ 속에 보물이 든 것으로 알고 반으로 잘라서 연자메도 만들고 보물도 차지하려고 ‘가즌바위’ 가운데를 정으로 쪼아 자르다가 벼락을 맞아 죽고 황금수탉 한 마리가 슬피 울며 날아갔다고 하는데 그 때부터 황금수탉이 없어져 팔보산에서 칠보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하는 산이다. 언젠가도 한번 언급했던 기억이 있지만 칠보산 ‘가즌바위’ 에는 석공이 정으로 쪼았던 흔적이 역력히 남아 있고 바위 아래는 붉은색을 띠고 있어 석공의 피가 아직 지워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또한 가즌바위 옆에 있는 ‘부자(父子)바위’도 아름답고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어 칠보산을 등산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안산시의 인구가 날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시 당국에서도 칠보산에도 관심을 가질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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