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소/시인

의미 있는 책 한 권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미국의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은 ‘독서광’ ‘책벌레’로 알려져 있다. 그는 책을 읽으며 미래를 구상하였다고 한다. 링컨에게 영향을 많이 끼친 책들은 ‘성경’ ‘위싱턴 전기’ ‘천로역정’ ‘이솝우화’라고 한다. 나폴레옹은 52세까지 8,200권의 책을 읽었다고 전해지는데, 심지어 달리는 말 위에서도 책을 읽을 정도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 중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약 1만원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매번 새로운 책을 읽기보다는 좋은 책을 반복하여 읽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요즘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코드를 가리켜 ‘독서 인사’라는 평을 많이 한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의 저자를 자신의 참모로 기용하는 데서 연유된 말이다. 많은 언론들이 최근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면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한다.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와 정승일 국민대학교 경제학부 겸임교수가 한국 경제 주요 사항들을 놓고 나눈 대화를 묶은 이 책은 우선 “모든 것은 시장에서 해결한다”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이 책에서 스웨덴 협약서의 힌트를 얻었고, 사회복지 강화, 조세 부담률 등에 대한 언급도 참고한 듯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뿐만 아니라 환경재단의 최열 이사는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75년 긴급조치로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던 중 250여 권의 책을 탐독했는데, 이 중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책이 환경문제의 길로 들어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이렇듯 책은 인생에 영향을 끼쳐 한 사회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나는 최근 브루스 윌킨슨의 ‘야베스의 기도’와 ‘야베스의 기도, 그 후’라는 책을 읽었다. 성경에 나타나 있는 ‘야베스’라는 한 사람이 기도를 통해 어떻게 쓰임 받았는가를 소재로 하여 쓴 책인데 실로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끼친 책이다. ‘야베스의 기도’라는 한 책이 나온 후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이 이 책을 보고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다시 정리하여 쓴 책이 바로 ‘야베스의 기도, 그 후’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세상에 문을 닫고 있는 교회들이 사랑으로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에이즈로 인해 고통당하는 아프리카를 위해 기꺼이 봉사하는 이가 생겼고, 물질의 노예로 살던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주신 물질을 통해 헌신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삶의 목적을 상실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삶의 목적을 깨달아가는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독서만큼 우리에게 마음의 양식을 가져다주는 것은 없다. 좋은 멘토를 만나 그때그때마다 조언을 얻으며 살면 참으로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 대안이 바로 책이라 할 수 있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책만큼 좋은 멘토는 없다. 그러나 요즈음 한국인의 독서양은 너무 적은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이 책을 사는데 쓰는 평균 비용이 연간 1인당 1만 405원에 불과하다고 하니 문제인 셈이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 바람직한 삶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책 읽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살아가면서 남을 이끌고 존경받으며 성공하려면 한 달에 4권 정도의 책은 읽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책을 읽지 못함은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 권의 책을 손에 잡아 보자. 그 첫 번째 대상이 ‘야베스의 기도, 그 이후’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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